코레일,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직원 신분 숨기고 조사 참여
코레일,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직원 신분 숨기고 조사 참여
  • 이준성
  • 승인 2020.04.2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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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감사결과, 30명 문책·16명 수사 의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올해 초 실시된 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들이 신분을 속이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코레일에 대한 감사결과, 2019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 응한 코레일 직원 208명을 적발하고 이 중 16명에 대해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일부 언론에서 코레일의 일부 직원들이 고객만족도 조사에 참여해 점수를 높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국토부는 김현미 장관의 지시에 따라 감사를 벌여 왔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한다. 고객만족도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돼 임직원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 활용된다.

코레일에 대한 ‘2019년 고객만족도 조사’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주관으로 전국 25개 기차역에서 올해 1월 13일부터 2월 1일까지 실시됐다. 국토부 감사 결과, 전국 12개 지역본부 중 8개 본부 소속 직원 208명이 경영실적 평가를 높여 성과급을 많이 타기 위한 목적으로 직원 신분을 속이고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총 1438건의 설문조사 중 15.4%인 222건에 직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코레일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설문조사에 개입하거나 조사업체와의 유착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 본부의 경우, 담당 부서인 영업처 주도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인력 투입 등을 모의하는 등 조사 전 과정에 체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 136건의 설문에 코레일 직원들이 신분을 숨기고 조사에 응했다.

고객을 가장한 직원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사전에 조사업체 조사원의 얼굴 사진을 공유하고 CCTV로 조사원의 동선을 파악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조사원과 마주치는 방식으로 설문에 참여했다. 휴일에 직원을 호출해 조작에 참여하도록 했으며 11명의 직원은 설문조사에 2회 이상 중복 참여했다.

이와 함께 수도권서부본부 39건, 수도권동부본부 17건, 부산경남본부 15건의 설문조사 조작이 확인됐다. 대전충남 등 나머지 4개 본부의 경우 출장 또는 근무 중에 개인적 의사에 의한 개별적인 설문 참여가 15건 있었다.

국토부는 2018년 이전에 시행된 조사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여 일부 지역본부에서 조작행위의 정황을 발견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관련 자료가 이미 폐기돼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코레일에 대해 ‘기관경고’ 조치하고 지역본부장 등 9명에 대한 징계 조치를 비롯해 총 30명을 문책하도록 요구했다. 징계 대상 중 설문 조작을 주도한 7명과 지시·묵인 의혹이 있는 상급자 9명 등 총 16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의뢰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이번 감사 결과를 기획재정부에도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국토부의 감사결과를 반영해 코레일 임직원 성과급에 불이익을 주는 등 후속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2018년도 고객만족도 조사는 A 등급을, 기재부 공기업 경영평가는 B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

코레일은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에 대해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관련자 전원을 엄중 문책하고 전 직원 특별 윤리교육을 포함해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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