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조작설의 허무함
사전투표 조작설의 허무함
  • 김형중 논설위원 (khj@koreaittimes.com)
  • 승인 2020.04.22 0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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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로 정한 가상의 수치
임의로 정한 가상의 수치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투표조작설은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특급 코미디다. 조작설은 선거에서 패배한 진영의 사람들에게 4년을 버티게 해주는 진통제다. 음모론을 주장하면 후원금이 쇄도한다. 그래서 계속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사이비 과학이 만들어진다.

1960년 한국에서 기획된 부정선거가 있었다. 국민들에게 3·15부정선거가 트라우마로 남았다. 그 트라우마가 유전자에 남아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 조작설 유포자는 한국인의 유전자를 지녔음이 분명하다.

8년 전에도 '나꼼수'가 이 단골메뉴를 들고 나왔다. 4·15 총선이 끝나자마자 역시 통합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 조작설을 들고 나왔다.

조작설마다 팩트 체크에서 반박되자 이상한 논리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인천, 경기에서 사전투표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세 지역의 민주당 대 통합당 비율이 대략 65:35로 같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임의로 정한 허구의 수치를 사용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지역구별로 득표율이 다 다르다. 그런데 세 지역마다 평균을 내면 놀랍게도 65:35로 일치한다. 그래서 선거부정이 있었다고 한다.

통계학에서 표본이 커져 모집단의 통계 값에 수렴하는 현상을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라고 부른다. 이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은 투표성향이 전체적으로 비슷했음을 의미한다.

주사위를 던졌더니 1이 세 번 연속 나왔다고 하자. 음모론자들이 이 주사위는 1만 나오도록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는 꼴이다. 이 주사위를 여러 번 던지면 모든 숫자들이 골고루 나오며 그래서 각각의 숫자가 나올 확률이 같게 된다. 이게 대수의 법칙이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대 통합당의 득표율은 정확히 54.6:45.4다. 이게 대수의 법칙에 따른 결과다. 그런데 국회의원 수는 181:103이다. 그건 지역마다 득표율이 달랐기 때문이다.

투표부정의 증거가 있다면 법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증거가 없으니 정치적 쇼 차원에서 백악관에 청원했을 것이다. 음모론자들에게 후원금이 몰리겠지만 통합당의 내상은 더 깊어질 것이다.

민주당이 선거 전에 이미 통계에 근거해 180석을 정확히 예측했다고 한다. 통계는 과학인데 보수파들이 과학을 부정하며 4차산업혁명을 논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총선 패배가 가슴 아프다면 4년 후 권토중래를 꿈꾸는 게 훨씬 생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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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형 2020-04-22 15:06:12
국회의원 수도 대수의 법칙에 따라야지. 니가 통계를 잘 모르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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