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지난 2월부터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대해 현장 검사를 실시한 결과, 장모 전 센터장이 펀드의 부실과 유동성 문제를 사전에 인지한 정황을 다수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대신증권 본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하고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해 상품 선정 심의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 상품 출시 후 사후관리가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지난 2월 14일, 금감원은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라임 펀드가 대규모 판매된 특수성을 고려해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대한 현장 검사를 우선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현장 검사를 통해 장 전 센터장의 불법 행위를 포착하고 사기 판매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에 대한 현장 검사는 라임 펀드 상품이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나 불법 판매가 있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금감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장 전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라임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전에 라임의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상장 폐지되면서 펀드에 막대한 손실이 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 펀드의 환매가 중단된 이후에도 장 전 센터장이 반포WM센터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설명회 등을 열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라임 펀드는 은행 예금처럼 위험을 최소화해 안전하다’며 펀드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환매를 보류하도록 유도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반포WM센터는 라임 펀드를 1조원 이상 판매한 영업점으로 당시 장 전 센터장은 해당 영업점을 총괄했다. 당시 그는 원종준 라임운용 사장, 이종필 부사장 등과의 친분을 활용해 라임 펀드를 대거 유치해 판매했다.
장 전 센터장은 피해 투자자와의 녹취록에서 ‘금감원 출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 해결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자금줄’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언급하면서 ‘라임 펀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한편, 반포WM센터를 통해 라임 펀드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판매 과정에서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성향 분석 등의 절차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투자자들은 라임 펀드가 담보 설정, 확정 금리 등 거짓된 내용으로 판매했다며 소송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일부 투자자는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고 ‘라임사태 대신증권 피해자모임’은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열고 대신증권에 대한 고발을 촉구했다.
금감원은 현장 검사를 통해 적발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향후 제재 절차를 거쳐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처럼 경영진과 회사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라임 펀드 문제가 불거진 이후 M증권으로 직장을 옮겼던 장 전 센터장은 현재는 M증권에서도 퇴사해 금융회사 직원이 아니다. 장 전 센터장에 대한 조사는 향후 검찰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라임 펀드 투자자들은 지난 2월부터, 대신증권과 장모 전 센터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발표되면 검찰 수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