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80%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중소기업 80% “내년 최저임금 동결해야”
  • 이준성
  • 승인 2020.06.0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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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최저임금 의견조사 결과 발표
‘경영상황 악화’ 76.7%, ‘최저임금 인상땐 고용축소’ 58.8%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국내 중소기업의 8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의 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는 1일, ‘중소기업 고용애로 실태 및 최저임금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경총 등에 따르면 응답자의 88.1%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수준으로 동결되거나 더 낮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해당 조사는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중소기업 600곳을 대상으로 지난 5월 6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적정 수준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80.8%는 ‘동결’, 7.3%는 ‘인하’로 응답했다. ‘1% 내외 인상’은 9.2%, ‘2~3% 이내 인상’ 2.5%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매출 1억원 미만 기업에서는 최저임금을 인하해야 한다는 응답이 23.1%로 전체 평균보다 크게 높았다.

경총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최근 5년간 실시한 조사 가운데 반대 의견이 가장 많았다”며 “이는 지난 2년 간 최저임금이 29.1% 인상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컸던 지난해보다도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내년도 최저임금 의견조사 추이를 보면 ‘동결해야 한다’는 응답은 2016년 51.3%, 2017년 36.3%, 2018년 48.2%, 2019년 69.0%로 올해 80.8%보다 현저히 낮았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인상될 경우, 고용축소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신규채용 축소 44.0%, 감원 등 구조조정 14.8%, 임금 삭감 3.0%, 사업종료 1.8%의 순이었다. 

합리적인 최저임금 적용 기준에 대해서는 업종별로 적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49.5%로 가장 많았고 종사자 직무별 46.2%, 기업 규모별 28.0%, 종사자 노동생산성 24.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영상황도 악화됐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보다 경영상황이 악화됐다’고 한 응답자는 76.7%에 달했다. 또 지금의 경영 상황이 지속될 경우, 감원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시점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3%가 ‘6개월 이내’, 45%가 ‘9개월 이내’로 답했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영 회복에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응답이 56.5%로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섰다. 

경총은 “현재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등 외부의 불가항력적 요인으로 인한 출혈 경영상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그 여파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제 상황과 일자리 유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최저임금이 최소한 동결돼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들의 경영악화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지금 중소기업은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와 고용시장이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노사정이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소모적 논쟁을 벌이기보다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하는데 합의하는 모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저임금 심의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하고서 90일 이내 이루어진다. 앞서 지난 3월31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를 요청한 바 있다. 올해 법정 시한은 6월29일까지로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에 착수해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고용노동부는 8월 5일까지 이를 확정해 고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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