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차질 … 예비입찰 한 곳도 나서지 않아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각 차질 … 예비입찰 한 곳도 나서지 않아
  • 김세화
  • 승인 2020.06.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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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공원화 계획 공식화하면서 부담으로 작용
일각에선, 캠코 자산 매입프로그램 돌파구 될 듯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좌), 박원순 서울시장 (우)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지 매각에 나선 대한항공이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방침과 엇갈리면서 자구안 추진에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이 지난 10일 마감한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한 곳도 매각 입찰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설명서를 받아 가거나 인수 의사를 타진한 곳은 15곳에 달했지만, 결국 매각 입찰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하나도 없었다. 

인허가권을 가진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추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대한항공은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부지로 예비 입찰에 최소 5∼6곳의 인수 후보군이 나타나 흥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공원화 방침에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예상을 빗나갔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서울시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에서 송현동 부지의 보상비를 4671억원으로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겠다고 명시했다. 내년 말까지 2조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서울시가 제시한 보상비의 규모나 지급방식이 내키지 않을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법률 검토를 거쳐 서울시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노조는 고용불안을 언급하며 서울시의 탁상행정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의 구체적인 조건과 요구사항을 청취한 후, 효과적인 지원책 마련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협의 재개를 요청할 것”이라며 “해당 부지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려 하거나 인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구책 마련에 고심 중인 대한항공 상황을 고려해 송현동 부지의 조기 매입과 부지가 일시 지급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금융·부동산 등 전문가 자문 뿐만 아니라 서울시 산하기관, 공공기관, 금융기관 등과 협의를 통해 서울시 예산 외의 재원 조달 방안 등도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자산을 매각할 때 적정 가격으로 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원회는 10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중심으로 2조원 규모의 기업 자산매입 프로그램 추진방안을 의결했다. 대기업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 기업, 채권단 지원 요청 기업 등 자구 노력을 전제로 선제적 자금 수요가 큰 기업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적기에 매각이 어려운 자산 등은 캠코와 민간이 공동 투자해 직접 매입한 뒤 제3자에 매각하고, 기업이 재매입하고자 하는 자산은 매입 후 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캠코는 이달 중 시장 수요조사를 거쳐 세부 프로그램을 마련한 뒤 다음 달 중 자산 매입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가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 적정 가격의 자산 매각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취지이기 때문에 대한항공 입장에서도 서울시에 매각하기 보다는 캠코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제값을 받기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캠코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한 뒤 서울시에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안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와 관련해 “자사의 최종 목표는 자구안 추진을 위해 송현동 부지를 적정 가격을 받고 매각하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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