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논설위원 칼럼] 개선되어야 할 교수 스카우트 관행
[김형중 논설위원 칼럼] 개선되어야 할 교수 스카우트 관행
  • 김형중 논설위원 (khj@koreaittimes.com)
  • 승인 2020.07.08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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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에는 리크루트와 스카우트가 있다. 리크루트는 응모한 적임자를 고르는 방식이고, 스카우트는 적임자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후배가 어느 대학에서 조교수로 5년을 근무했다.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후 다시 조교수로 2년을 더 보내고 나서야 부교수로 승진했다. 스카우트라면 전혀 말이 안되고, 리크루트라 해도 지나치다. 처음부터 서울대에 채용된 동료가 정교수 타이틀을 달고 있을 때 타교에서 스카우트되는 교수는 조교수나 부교수로 강등되는 계약서에 서명하는 차별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사회는 남녀만 차별하는 게 아니다. 지역도 차별한다. 인종도 차별한다.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도 강등계약이라는 차별이 존재한다. 이런 게 일그러진 대학서열화의 폐해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수용하기 때문에 이런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다.

스카우트되어 대학을 옮기지만 여러 불이익이 따른다. 호봉이 낮아지고 장기근속수당 같은 게 모두 초기화된다. 대개 이전 대학에서 재직한 경력의 70퍼센트만 인정된다. 이것 말고도 많다. 그런데 이런 일이 거의 모든 한국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다.

대학의 필요에 의해 외부에서 우수한 교수를 스카우트하면서 오히려 “당신, 억울하면 오지 않아도 돼” 하는 후진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건 스카우트 논리에 맞지 않다. 한화의 류현진을 LA 다저스가 스카우트하면서 “당신이 세계 최고의 MLB에서 뛰게 되었으니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인재를 그렇게 대하는 것은 전직하는 교수로부터 사실상 대학이 ‘뒷돈’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대학의 힘은 인재로부터 나온다. 먼저 인재를 다면적으로 평가한 후 스카우트할 가치가 충분하다면 그 가치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한국 대학에도 올바른 스카우트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계약서 쓸 때서야 채용조건을 알려주는 게 잘못이다. 먼저 오퍼해야 뒷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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