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록 에세이-7] 이스라엘 트럭운전자의 상상력
[윤종록 에세이-7] 이스라엘 트럭운전자의 상상력
  • By 윤종록 석좌교수
  • 승인 2020.07.1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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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후츠파로 일어서라' 저자인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의 새로운 이스라엘 스토리를 매주 금요일 연재 보도한다. 다음은 7월 ‘Month Two’ 스토리중 세번째 내용이다.

Month Two
1. 이스라엘의 국방은 보복하는데서 출발한다
2. 아이언돔에 얽힌 일화
3. 이스라엘 트럭운전자의 상상력
4. 이스라엘의 카이스트, 테크니온대학 총장
5. 이스라엘식 재벌의 모습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종록 가천대 석좌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인텔의 창업자 두명 중 한명이 '고든 무어'다.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분이기도 하다. 칩의 속도와 용량을 매 18개월 마다 두 배씩 늘리겠다는 인텔의 의지를 담은 무어의 법칙은 30년 동안 단 한번도 예외없이 유지되어왔으나 2002년, 8088칩의 속도와 용량이 너무 빠르고 커서 고열이 발생하여 8098로 업그레이드 하는데 실패함으로써 무어의 법칙이 중단된다. 이를 '열 장벽'(Heat Barrier)이라고 부른다. 

이로써 "인텔의 한계가 바로 여기까지"라는 시장의 평가로 주가가 형편없이 빠지며 파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 유일한 해외 연구소였던  이스라엘의 부산항, '하이파' 연구소에서 이 문제에 도전한다. 


10명의 TF가 구성되는데 거기에 생뚱맞게 트럭 운전사가 포함된다. 트럭운전사의 제안은 뜻 밖에 기어박스를 칩에 담는 것이었다. 왜 액셀(Accel) 페달만 밟아서 속도를 높이느냐는 것이다. 2, 3, 4단 기어를 만들면 엔진속도를 더 이상 높이지 않아도 차량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반도체 전문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생각이었다. 

그 아이디어가 단서가 되어 최초로 2단 기어를 탑재한 칩을 개발해냈고 이를 '듀얼코어'로 불렀다. 1단기어의 파워로 노트북을 구동하고 2단기어의 파워로 WIFI를 작동하여 세계최초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노트북, '센트리노'가 탄생했고 인텔의 주가는 10배 이상 뛰었다. 그 트럭운전자가 없었다면 인텔은 이미 2002년에 파산했을 것이다. 

그 후 인텔은 속도경쟁을 중단하고 '멀티코어' 개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도해가고 있다. Triple, Quad 등 다 단계 멀티코어를 주도하며 반도체 1위를 유지해가고 있는 중이다. 거대한 과학기술이 아니더라도 간단한 상상력을 혁신으로 만드는 소프트파워가 강한 유대인 의 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다. 원료를 제품으로 만드는 하드파워 세상에서 우리나라가 앞서 갔다면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소프트파워가 강한 나라가 이스라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내가 10년 전에 번역했던 <창업국가>에 간단히 소개된 것을 <후츠파로 일어서라!> 다큐 촬영시 인텔 하이파 연구소를 방문하여 직접 들었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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