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앤트그룹’은 누구일까?
한국의 ‘앤트그룹’은 누구일까?
  • 박대석 칼럼니스트(cosmobigstone@gmail.com)
  • 승인 2020.08.03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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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파이낸셜 대출시장과 넥스핀의 가상자산 담보대출
칼럼니스트, 한국디지털자산금융협회 설립추진위원장
박대석 칼럼니스트, 한국디지털자산금융협회 설립추진위원장

 

지난달 26일 금융위원회는 중국 알리페이와 같은 대형 금융플랫폼 업체를 육성하고 온라인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결제·이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토스 등 간편 결제 업체에 신용카드처럼 30만원 한도의 후불 결제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다.

한편 지난달 20일 ㈜민트플렉스는 대형 캐피탈사와 국내 최초로 가상자산(가상화폐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서비스인 넥스핀(Nexfin)을 9월 중에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지난달 28일 네이버의 자회사인 네이버파인내셜은 중소상공인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는다고 하였다. 자사 쇼핑몰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의 지평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것이다.

 금융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금융회사의 대표 격인 은행의 핵심 업무는 가치 저장, 화폐 이동, 신용 창출 등 세 가지다. 이것을 하나로 줄이면 ‘결제(決濟)’이다. 결제는 증권 또는 대금을 주고 받아 매매 등 이해 당사자 간의 거래 관계를 마무리 짖는 것이다. 이 결제의 기능으로 예금을 받고 대출을 하며 국내외 환(煥)거래도 하는 것이고, 이 기능을 기반으로 하여 보험, 증권, 카드, 투자, 신탁, 보증, 무역 등의 업무를 하는 것이다. (국내 모든 금융회사 및 기관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음)

한국의 금융시스템 경쟁력은 18위

국가별 금융경쟁력은 세계경제포럼(WEF), World Bank의 세계 금융발전 보고서(Global Financial Development
Report),  카타르금융센터(Qatar Financial Centre, QFC)가 발표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 (The Global Financial Centre index) 보고서 등이 있는데 평가 항목이 조금씩 다른 편이다.

이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이 2019년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 종합순위 결과를 보면 141개국 중 싱가포르에 이어 미국이 2위이고 한국은 13위이며 중국은 28위를 차지했다. 12개 평가 부문 중 하나인 금융시스템 경쟁력 1위는 홍콩이고 미국은 3위, 한국은 18위이고 중국은 29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패권 국 미국을 월등하게 앞지른 하나?

미국과 중국은 신 냉전 속에서 무역, 기술 전쟁을 넘어 무력 충돌 위험까지 다가갈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제학자들은 중국이 경제, 무력, 연합세력(연맹, 동맹) 등 모든 면에서 미국에게 뒤처져 있어 수년 내에 조건부로 타협 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의 예측이다. 

또한 미국은 달러를 앞세운 금융 규모의 힘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IMF와 월드뱅크의 구제 금융을 통하여 패권행사를 할 것이다. 그런데 딱 한부문은 중국이 월등히 앞섰는데 바로 디지털 금융결제 등 금융서비스 부문이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다. 전 세계에서 약 13억 명이 쓰고 있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 '알리페이'를 운영한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무려 55.1%. 중국 1위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꼽히며, 기업 가치는 2000억 달러(약 23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바바가 이 회사 주식의 약 33%를 쥐고 있다.  

앤트그룹은 최근 인도 최대 디지털 결제 업체 '페이티엠(Paytm)', 필리핀 '지캐쉬(GCash)'을 비롯한 9개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주요 업체들과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앤트그룹이 출시한 '앤트체인'도 이 맥락에서 봐야 한다. 앤트체인은 하루 10억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기존 블록체인 기술에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앤트그룹은 "앞으로 10년간 전 세계 20억 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며, 이 중 60%는 해외 사용자일 것"이란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최근 네이버 등이 대출 시장에 진출하면서 금융회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데?

긴장해야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통해 하나의 금융 플랫폼을 통해 간편 결제와 송금 외에 계좌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를 도입한다고 밝힌바 있다. 

카카오 및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들이 ‘금융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첫 단계로  결제 업무를 확보한 후 당연히 대출, 카드, 수신 등 금융업무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점진적으로 늘려 갈 것이다. 대출 시장에 진입을 하면 그 다음으로 예금을 받는 수신이고 그 다음은 받은 돈을 운영해야 하니 대출은 기본이고 투자업무로 범위를 확장할 것이 뻔 한 수순이다. 머지않아 금융회사 업무 전부를 다하는 것으로 확대 될 것이다.  

현재의 금융회사들은 ‘라이센스’ 의 힘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들을 모아놓고 계급장 떼어 놓고 말한 적이 있듯이 지금의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이 정부가 부여한 라이센스(인허가, 계급장)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말하면 은행 등 금융업을 신고만 하고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기존 금융회사들 모두는 핀테크(FinTech)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현대 금융의 핵심자산은 전산시스템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지금의 금융회사는 금융부문 IT 기업, 금융플랫폼 기업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IT의존도가 높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해외의 대형 IB( Investment Bank)처럼 국제금융의 노하우(Knowhow)와 경험, 국제 네트워크가 부족한 실정으로 정부로부터 받은 인․허가의 힘으로 적당하게 국내 시장을 나누어 가지는데 만족해야 했는데, 이제 전혀 색다른 네이버 같은 경쟁자들이 생긴 것이다. 

추측하건데 국내 대형은행들의 전산시스템을 대부분 구축한 B2B 핀테크 플랫폼회사 웹케시는 아마 여건만 허락이 되면 약 두어 달이면 거의 모든 금융회사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 산업도 빅, 마이 데이터의 경쟁

필자는 이미 1990년 중반 교통카드 서비스(부산)등 선진 금융기법을 선도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동남은행 재직 시에, 은행을 중심으로 하여 전자상거래를 플랫폼을 구축하고 그 안에 필자가 직접 고안한 지금의 에스크로(escrow공탁, 14일 후 결제)를 이용하여 매도 매수자가 안심하고 거래하는 제도를 추진하려 했었다. 전자상거래 기업과 고객들을 유치하는 목적도 있었지만 그 보다도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데 착안 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1998년 IMF 구제 금융을 받기위하여 정부는 부실이 많아 정리하여야 할 대형은행들은 살리면서 정치적인 잣대로 ‘경영평가’라는 알 수 없는 터널 속에서 신설은행, 혁신전인 선도은행 등을 희생 양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세계 최초로 은행주도의 인터넷상의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 시도 역시 불발로 그치고 말았다.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아무튼 그 후 동남은행의 우수한 인재들이 주축이 되어 지금의 ‘웹케시’를 만들었다.

은행에서 대출 등 심사, 평가하는 것이 고급업무이고 은행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세금 안낸 정보까지 모두 모아서 실시간으로 착착 신용정보를 알려준다. 주민등록번호 등 만 입력하면 사람이 등급으로 분류되어 금리까지 자동으로 정해진다. 그런데 은행들은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알 수 있는 정보(데이터)는 알 길이 없다. 

당장 네이버는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법으로 금융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네이버파이낸셜만의 ACSS(Alternative Credit Scoring System, 대안신용평가시스템)를 구축하고 있다. 

매출, 세금, 매장 크기 등을 기준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 금융권과 달리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매출 흐름과 판매자 신뢰도 등을 실시간으로 ACSS에 적용한다. 따라서 지난해 매출이 없거나 매장이 없는 판매자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 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기존 금융회사들과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데이터거래소 출범 후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을 놓고 은행 등 금융회사 사이들 간, 인터넷포탈 등 비금융 업체들 간의 데이터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핀테크 회사 미국이 아닌 중국을 배우고, 넘어야 

챌린저뱅크(challenger bank)에 대하여 중국의 마윈은 2015년에 ‘서버 2대만 있으면 된다’고 하였는데, 마윈이 알리페이를 시작으로 만든 앤트그룹의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은 금융업무 대부분을 하는 그룹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핀테크 회사로 성장했다. 개미라는 단어의 앤트(ant)를 주목해보자. 개미는 내부적으로는 조직이 일사분란하게 열심히 움직이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최근 한국의 소액투자자 이른바 동학개미처럼 시장의 중심인 고객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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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네이버, ㈜민트플렉스들이 현재는 금융관련 법의 제한으로 기존 금융회사들과 제휴 또는 대출모집회사 등으로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하지만 그들이 가고자하는 모델은 앤트그룹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각각 자신들의 회원을 중심으로 하는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라는 서비스를 통하여 결제업무 영역을 확보하였다. 민트플렉스는 550만 명의 가상자산 거래자를 대상으로 대형 캐피탈사와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넥스핀(Nexfin) 서비스를 최초로 개발하여 서비스(9월 중)한다. 

㈜민트플렉스의 임병권 대표는 가상자산을 담보로 대출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넥스핀 서비스를 응용한 넥스카드(넥스페이)를 추가로 서비스 하면서 대형포털사와 금융회사들이 가지지 못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데이터를 확보하여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고 한다. 

또한 가상자산 및 거래소의 평가, 가상자산(디지털자산) 담보설정 및 청산시스템 솔루션 제공 등으로 업무를 확대한다. 나아가 가상자산의 장점을 활용하여 펀딩(funding), 부동산, 문화예술 등 유․무형 자산과 연계한 가상자산의 발행, ABS코인 등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유동화, 송금의 편리성 등을 이용한 무역 및 국제금융시장에 진입한다고 말한다.  

㈜민트플렉스는 동남은행, 금융공사, 신탁회사 등 금융권과 가상자산 실력자들이 모여서 가상자산 생태계와 기존금융생태계의 중간지대에서 새로운 디지털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것으로 벌써 양쪽 업계에서 업무 제휴, 주식스왑(Swap) 등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왼쪽 통블록 및 KCX거래소 이진길 대표와 (주)민트플렉스 임병권 대표 업무협약 후
통블록 및 KCX거래소 이진길 대표(왼쪽)와 (주)민트플렉스 임병권 대표 업무협약 후

 

마찰이 아니라 합종연횡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핵심과제는 수익기반의 강화, 수익기반의 글로벌화, 비대면 거래 활성화를 포함한 디지털 전략의 강화, 소비자신뢰 개선 등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의 신뢰일 것이다. 고객이 좋아하는 편리한 서비스가 수익을 가져대 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제 핀테크를 포함한 금융회사들은 고객을 바라보고 자신들의 차별화된 기술을 금융서비스에 활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이 다른 핀테크회사와 금융회사들이 짝을 찾아 합종연횡 해야 한다. 정부의 힘으로 독식하는 영역싸움을 하려는 금융회사들은 머지않아 어려움에 봉착 할 것이다. 왜냐하면 결제와 대출시장이 열렸다는 의미는 점진적으로 금융서비스의 진입과 칸막이가 사라진다는 예고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금융회사와 핀테크 회사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장점들을 찾아 시급하게 고객을 위한 서비스와 이를 시현할 기술이 합쳐야 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이미 지금은 종이가 아닌 돈, 종이와 관계없는 수익, 사람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고객관계,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는 뱅킹시대이다. 스페이스X는 50년 동안 같은 기술을 모방하여 발전해온 NASA에 비하여 지구궤도까지 오르는 비용을 95%나 줄였다. 알리페이는 기존의 금융 관행과 제도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needs)와 그것을 가장 잘 구현할 기술만을 보았다. 

이제 핀테크를 포함한 국내금융도 냉정하게 금융과 가상자산시장에 있는 고객의 니즈와 그 것을 시현할 기술이 무엇인지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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