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IBM 차세대 CPU 위탁 생산... 세계 최초 7나노공정 통해 양상
삼성, IBM 차세대 CPU 위탁 생산... 세계 최초 7나노공정 통해 양상
  • 정소연
  • 승인 2020.08.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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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
파운드리 1위 TSMC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가 미국 IBM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와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목표로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IBM은 17일, 7나노미터 공정으로 개발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향상된 차세대 서버용 CPU ‘파워10’을 공개했다. IBM은 파워10은 내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양산된다고 밝혔다.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에 비해 파장의 길이가 14분의 1에 불과해 더욱 세밀하게 반도체 회로를 그릴 수 있다.

‘파워10’은 클라우드 서버를 원활히 구동하기 위한 서버용 CPU로 IBM의 첫 7나노 프로세서다. 클라우드 서버는 문서, 이미지, 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온라인 형태로 저장하는데 수백만개의 D램이 모여 원활하게 구동되기 위해서는 연산이 빠른 CPU가 필수적이다.

IBM은 “전작 파워9과 비교해 동일한 전력에서 성능이 최대 3배까지 향상됐다”며 “전력을 더 적게 쓰면서 더 빠르게 연산할 수 있어 전체 클라우드의 데이터 처리 속도 역시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IBM은 파워10에 자신들이 보유한 반도체 특허 수백여 개를 적용했다.

삼성이 IBM의 서버용 CPU 생산을 수주하게 된 데에는 양 사간 오랜 협력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에서 열린 ‘앨런앤드컴퍼니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해 지니 로메티 당시 IBM CEO와 면담을 가졌다.

당시 이 부회장은 중국 레노버에 PC 제조 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기업용 SW, AI ‘왓슨’ 등 사업 구조를 개편한 IBM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8년 삼성은 미래 성장사업으로 바이오, 5G, 전장부품 중심 반도체와 함께 AI를 선정했다.

한편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수세에 몰렸던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TSMC가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7㎚ CPU ‘라이젠’을 위탁 생산한 것에 대응해 삼성전자도 IBM ‘파워10’을 통해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세계에서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통해 쌓은 초소형·저전력 반도체 노하우를 파운드리에 적용해 기술 차별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올해 2분기부터 5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가는 등 초격차를 위한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의 핵심인 수직적층 기술을 시스템 반도체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 달, 삼성전자는 7나노 EUV 시스템 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큐브’를 적용한 테스트칩을 생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들어 매달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현장경영’에 힘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IBM 파워10 프로세서를 양산하는 경기 화성 사업장을 찾은데 이어 5월에는 경기 평택 EUV 파운드리 라인을 방문해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와 IBM과의 계약을 시작으로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인텔이 7나노 양산에 실패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TSMC와 삼성전자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고성능컴퓨팅, AI 등 다양한 분야에 미세공정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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