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Ethiopia
기회의 땅 Ethiopia
  • Kim Hyoung Joong Professor at Korea University (kh
  • 승인 2012.08.31 1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유럽 열강이 거의 모든 아프리카를 분할 지배하는 동안에도 식민지배를 받지 않은 두 나라가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Ethiopia다. 이런 무주공산에 군침 흘리며 호시탐탐 노리던 이태리가 1896년 드디어 Ethiopia에 침공한다. 그런데 전략적 실수로 Adwa에서 이태리는 처절한 패배를 당한다. 잘 훈련된 백인도 오합지졸이나 다름없던 흑인과의 전투에서 질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에 이태리는 물론 유럽 열강들도 큰 충격을 받았다. Ethiopia는 자긍심을 지닐 만큼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한국 전쟁이 발발했을 때 Ethiopia의 Haile Selassie 황제는 친위대를 포함해 6천 명이 넘는 군사를 파견했다.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Addis Ababa를 방문해 Ethiopia의 한국 참전에 감사를 표했다. 1991년 실권을 잡은 Meles Zenawi 총리가 Ethiopia의 정치적 실세였는데 최근 57세의 나이로 서거했다. 수도 Addis Ababa에는 African Union, Pan African Chamber of Commerce, UN Economic Commission for Africa, African Standby Force 본부 등이 있는 아프리카의 전략적 요충지다.

Addis Ababa에서는 한국의 명성교회가 세운 Myungsung Christian Medical Center가 유명하다. Ethiopia에서 최초로 응급실을 설치한 병원이고 CT 등 첨단의료장비를 도입해 의료수준을 높여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이곳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현지에 의과대학을 설립해 학생모집에도 들어갔다. 1998년 Meles 총리의 요청으로 현지에 진출한 이 병원은 한국과 Ethiopia 사이의 가장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꼽힌다.

2011년 10월 Adama Science and Technology University에 서울대에서 막 정년을 마친 Jang Gyu Lee 교수가 총장으로 부임했다. 이장규 총장은 관료들을 설득해 Ethiopia의 ‘실리콘밸리’를 만들기 위해 ‘연구공원’ 설립을 성사시켰다. 산업기술 발전을 갈망해온 Ethiopia 정부는 7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을 선뜻 투자했다. 또한 POSTECH, POSCO와 협력해 재료공학과를 신설했다. 이런 놀라운 실적으로 인해 이 대학은 부총장 1명과 학장 3명도 한국인을 임명할 예정이다. 게다가 2025년까지의 Ethiopia 국가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이장규 총장에게 맡겨졌다. 이미 금년 5월에는 연세대 물리학과에서 은퇴한 Hong Lee Park 교수가 이 대학의 자연대 학장으로 부임했다.

이 나라는 경제성장을 위해 도로, 철도, 통신, 전력 등 인프라 확충부터 절실하다. 필자의 일행이 University of Addis Ababa에서 강연을 하는 동안에도 전기가 나가는가 하면 Adama와 Addis Ababa를 잇는 산업도로는 한국의 국도보다 훨씬 열악했고 호텔에서는 하루 종일 인터넷이 죽기도 했다. 항구가 없는 Ethiopia로서는 지부티까지 철도를 부설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미 철도건설에 중국의 진출을 허용한 Ethiopia는 철도 관련 학과 신설을 이장규 총장에게 요청해 역시 한국에서 전문가를 찾고 있다.

Ethiopia는 인구가 9천만에 이르는 자체 내수시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중심국가라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50년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한 한국 모델을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그래서 ‘새마을운동’을 수입하기도 했다. 두 나라는 혈맹국가라는 인식도 공유하고 있다. 자원은 풍부하지 않지만 두 국가 모두 인재양성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비슷하다. Ethiopia는 31개의 국립대학을 보유하고 있고 작년에만 9개를 신설했다. 이미 건설, 봉재, 가발, 의약 관련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는 남아공의 Boxburg에 세운 Samsung Electronics Engineering Academy와 같은 인력양성기관을 Addis Ababa에도 세우겠다고 했고 가전 조립공장 타당성 조사도 한 바 있다.

Ethiopia는 모두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 우호적이고 식자들은 KBS 위성방송도 영어자막으로 시청하며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한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래서 한국은 전문가들을 보내 경험과 기술을 제공하면서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현재 KOICA나 KITECH 등이 진출해 있지만 그 폭을 넓힐 필요가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거의 쓸모 없어 보이는 것들이 지금 Ethiopia에서는 절실하다. 필자도 최근 Ethiopia를 방문해서 그곳 대학 강사들의 재교육이 시급하다는 것을 알고 한국에 초청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정보보호 기술 등을 전수하는 한편 서울시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개발하고 있는 첨단기술을 소개한 바 있다. 막 도약하려는 Ethiopia에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투자하는 것은 서로를 위해 매우 바람직하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