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교수] 중국은 어떻게 모략의 나라가 되었나
[김혁교수] 중국은 어떻게 모략의 나라가 되었나
  • By Kim Hyeok, Professor Emeritus at Sungkyunkwan U
  • 승인 2014.07.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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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문화를 읽는 일곱 개의 키워드를 설명하고 있다. 무술, 높은 담, 모략, 질서의 기준인 축선, 회색, 지혜의 문장, 그리고 황금에 대한 애착이 일곱 가지 키워드다. 이중 축선(軸線)에 대해 알아본다. (저자 : 우광종)

1. 축선 : 중화주의 질서의 기준

축선이란 건물을 지을 때 전체구조의 중심을 형성하는 선을 말한다. 축선은 건축에서 쓰이는 실제적인 선이지만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을 하는 어떤 기준을 의미하는 선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축선의 사고방식은 질서, 위계, 원칙, 높음과 낮음 관념 등으로 나타난다.

먼저 건축개념에서 중국인은 천원지방의 사고, 즉 하늘은 둥그렇고 땅은 네모졌다는 생각에서 고대 수도 도성들을 네모의 방형으로 만들었다. 고대 도성들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중축선 또는 주축선이라고 하는 도성의 남북을 지나가는 선이다. 황궁은 남북을 잇는 세로 축선에 동서로 이어지는 가로 축선이 정교하게 맞물려있다.

베이징은 동서남북의 축선이 90도로 교차하는 방형의 도시구조를 갖고 있다. 2008년에 건설된 올림픽 스타디움은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북쪽으로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이는 현재의 중국 공산당이 과거 왕조의 축선 위에 자신들의 건축물을 세움으로써 중국의 법통이 자신들에게 있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중국의 축선과 관련된 것으로 옥새가 있다. 황제를 상징하는 옥새는 주 무왕때 화씨벽으로 만들었으나 춘추 전국시대 때 잃어버리고 찾지 못했다. 이에 진시황이 옥새를 만들어 이후 수많은 왕조들이 정통성을 잇는 축선의 개념으로 이 옥새를 갖고자 한 역사가 있다.

장개석의 국민당이 공산당에 밀려 대만으로 쫓겨갈 때 군대보다 먼저 대만으로 실어 나른 것이 약 24만점의 고대 유물이었다. 현재 타이베이의 고궁박물관에 있는 골동품이 그것이다. 중국 대륙에도 대만보다 훨씬 많은 골동품이 있지만 정품 중의 정품은 대만의 고궁박물관에 있다. 고대 청동기와 갑골문, 서화, 도자기 등 중국 문명의 숨결을 고궁박물관에서 느낄 수 있다. 막바지 공산당군의 총 공세를 앞둔 급박한 상황에서 유물 운반을 한 이유는 역시 중국의 정통성을 국민당 정부가 갖고 있다는 축선의 개념으로 설명된다는 이야기다.

축선의 개념은 조상의 전통을 장자가 잇게 하는 종법제도에도 있다. 적장자라는 개념, 즉 조상의 핏줄을 장자와 장손의 계통으로 이어가며 혈통을 보존하는 장치다. 적장자인 은 중심을 형성한다. 종으로부터 멀고 가까운 정도에 따라 종법제는 사람들의 관계를 조율한다. 문중의 재산 상속이나 공동재산에서 파생되는 여러 이익도 종을 중심으로한 원근의 거리에 따라 나뉘는 양이 달라진다. 종법제는 3천여년 전 서주때 가닥이 잡혀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는 생활형 축선구조다.

2. 기타

만리장성은 외부인의 침략을 막기 위한 방어성향이 있지만, 남의 경계에 들어선 뒤 그곳에 담을 쌓고 여기까지가 내영토라고 주장하는 공격적인 이중성의 심리가 깔린 곳이다.

중국인의 모략은 목표를 분명히 인지하고 그 방향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실적인 여러 조건을 함께 따져 종합적인 문제해결을 찾아 내려는 방식으로 발전해왔다.

중국인은 상대와 마주 서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주고 받는 정면대결의 싸움을 싫어하고 회피한다. 대신 복잡하고 정교한 싸움을 벌인다. 사안의 외형과 내면을 이루는 모든 요소를 관찰하고 고려한 뒤 싸우는 방식이다. 손자의 병법이 이런 자세를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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