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면 전환 카드로 개각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사드·THAAD) 홍보에 나서 논란이 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드는 ‘국방 사무’로 aT의 농수산물 사무와 전혀 상관없는데도 사드 홍보에 나섰던 ‘저의’가 무엇이었냐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13일 사드 예정지를 성주로 발표하면서 성주지역 농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일로 “‘농정’을 펼쳐야 할 aT가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aT는 지난 14일 오후 3시경에 SNS에 ‘주한미군 THHAD 배치 Q&A’라는 제목으로 카드 뉴스를 게시했다.
그러나 “비국방 기관이 웬 사드 홍보냐”는 논란이 일자 다음날인 15일 이른 오전 삭제했다. 하루도 안돼 삭제한 것이다.
문체부가 '공공기관 홍보협의회 요청사항'으로 aT에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문체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국민에 필요한 내용이면 홍보하고 자율적으로 하라고 요청한 내용이다. 협업 요청이지,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홍보물 게시 여부에 대해 aT가 ‘자유재량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굳이 ‘무리수’를 둬 논란을 낳은 것.
aT의 ‘실적 쌓기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체부는 aT에 “사드관련 카드뉴스 홈페이지, SNS통해 확산 부탁드립니다. 실적은 회의자료에 올려주세요”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전후 사정을 따져 봤을 때 전형적인 ‘실적 챙기기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aT의 ‘사드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각에서 4~6개 부처의 장관 교체가 예상되는데, 여기에는 농식품부 장관도 포함돼 있다.
김재수 aT 사장이 이번 개각에서 농식품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aT의 사드 홍보가 정권 ‘코드 맞추기용’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개각 요구는 새누리당이 지난 4.13 총선에서 패배한 직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때문에 4.13 총선 직후부터 김재수 사장이 농식품부 장관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냐는 분석이다. 일찍부터 정관계에서는 "김 사장이 장관자리를 노린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김재수 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aT 사장으로 임명된 이후 연임에 성공, 지금까지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연임도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보도되고 있다.
또한 지난 5월 ‘막차’를 타기는 했지만 농식품부 산하 기관중 마지막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한 관계 인사는 “김재수 사장이 aT 사장을 세 번 하기 보다는, 내친김에 장관 자리를 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경기지역의 한 농민은 "성주농민들은 농사를 지키기 위해 상경 투쟁도 마다하지 않는데, 농정 책임자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