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홍식 칼럼> 초고령화사회, 실버산업이 해법
<강홍식 칼럼> 초고령화사회, 실버산업이 해법
  • By 강홍식(francis@gokea.org)
  • 승인 2017.05.0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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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식 KEA 상임고문

산업적으로 일본은 여러모로 우리에게 본이 된다. 특히 우리보다 먼저 간 고령사회나 ‘잃어버린 20년’ 같은 경제성장통을 극복해 나가는 면에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을 것이 적지 않다.

필자는 이십여 년 전 일본에서 차를 타고 가다가 도로 가운데 맨홀작업장에서 줄을 들고 통행안내를 하고 있는 대여섯 명의 나이든 인부들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두 명이면 충분할 텐데 참 효율성 없이 일한다고 생각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모습이 어딘가 당시 일본을 많이 닮아 가고 있다. 성장통과 고령화의 문제가 그렇다. 2%대 성장률이 장기화됨에 따라 청년 일자리만 없는 게 아니라 60세 전후에 퇴직하고도 삼사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 젊은 고령자들의 일자리도 문제다.

이들이 남은 삶을 아무런 경제활동 없이 지낸다면 사회보험은 물론 세수(稅收)까지 다음 세대가 떠안아야 된다. 당장 2019년부터 대학입학 희망자 수가 대학입학 정원보다 적어지고 2년 후부터는 대입인구가 50만 명 이하로 떨어지는 ‘인구절벽’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앞을 다투어 ‘일자리 나누기’나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지만 정작 그렇게 하기 위해 필요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안 그래도 부족한 내 수입을 다른 사람과 나누라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벤처와 창업을 강조하며 전에 없이 많은 정책과 연구개발을 지원해 왔지만 이 땅의 일자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융합과 창조 그리고 최근의 인공지능까지 정책은 많았지만 정작 그로 인해 그럴듯한 기업이나 일자리를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못 들어 봤다. 경제는 크게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로 나뉘며 금융은 실물을 지원한다. 이것은 중요도의 문제가 아니라 실물이 없으면 금융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은 그 자체로 산업이기 보다는 실물부문의 제품과 서비스에 가치를 더해 주는 부가산업으로서 그리고 그 생태계로서 역할을 할 때 가치와 의미가 더 크다.

미국과 유럽도 경제성장과 일자리의 해법으로 제조업을 새롭게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다행히 그 어떤 나라보다 제조업에 강점이 있다. 비록 산업화 반세기를 지나면서 사양산업도 과잉공급산업도 나타났지만 여전히 부품과 디자인 그리고 인력부문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경제는 사회를 반영해야 한다. 미래로 가는 4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뉴노멀 시대 저성장과 고령화 문제에도 정책의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중이 2018년 14.3%로 고령사회에 그리고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가 된다. 노인층으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의 베이비부머 세대부터는 부양의 대상이던 이전 세대와 다르게 브랜드 커피를 마시고 해외여행과 골프 같은 여가생활을 즐길 줄 안다. 이들은 또한 생애주기별 재정계획과 웰빙과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은퇴후 일자리나 여가생활 그리고 배우자를 잃고 신체적 기능이 떨어져 가는 생애 과정별로 세심한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를 뒷받침할 준비가 아직 많이 부족하다.

특히 실버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현저히 과소공급된 상태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연령별 수준별 다양한 실버제품과 서비스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매년 동경과 오사카에서 열리는 실버박람회가 도요타, 닛산 같은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각축장이 된지 오래다.

우리도 조만간 실버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다. 노인전용 개호용품 뿐만 아니라 주택, 자동차, 가구에 이르기 까지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실버 디자인이 도입될 것이다.

엄청난 블루오션 시장이 탄생하게 된다. 의료보험시장에서는 2013년 이미 65세 이상의 노인층이 전체 진료비 지출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실버세대들은 여가나 의료, 금융 등 서비스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등장할 것이다.

중국과 인도 같은 개도국도 복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부품과 디자인 그리고 첨단IT에서 세계적인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투자대비 최고의 가성비를 가진 블루오션 산업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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