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청소년 꿈의 목적지, 진로체험이 만들어 준다
[칼럼]청소년 꿈의 목적지, 진로체험이 만들어 준다
  • By설명환(BECCOKR@BEC.CO.KR)
  • 승인 2017.05.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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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환, 서울특별시교육청 글로벌 인턴십 아카데미 운영위원장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이는’ 상상을 했던 빌 게이츠는 이를 마침내 퍼스널 컴퓨터로 발전시켰다. 스티브 잡스의 ‘걸어 다니며 인터넷을 하는’ 상상은 현대인의 필수품인 아이폰으로 현실화시켰다. 두 사람이 남다른 상상력을 했던 당시 나이는 불과 13세였다.

레오나르도다빈치도 그의 나이 14세 때 당시 피렌체의 가장 유명한 공방의 예술가로부터 재능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수학·음악·회화 등 모든 학문에서 다재다능 함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업적들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헬리콥터, 자동차, 망원경, 낙하산 등 수많은 현대과학기술의 단초가 되면서 현재 4,000조 이상의 가치로 평가 받고 있다.

이렇듯 이들 성공의 출발점은 우리 아이들의 중학교 1학년 나이 무렵이다. 작은 카메라로 꿈을 키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재미 삼아 만든 커뮤니티를 세계적 SNS로 발전시킨 마크 주커버그, 뮤지컬 감독 앤드류 로이드 웨버, 루이비통 디자인감독 마크 제이콥스 등 각 분야 세계적 인물들 모두 이들 세 사람처럼 유소년시절부터 자신의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우리는 각자 인생이라는 바다를 향하고 있다. 어디를 갈지를 모르고 도착지가 없는 배는 풍랑과 해일을 만나 등 힘겹게 떠다니며 표류를 한다. 그러나 목적지가 있는 배는 제아무리 힘들더라도 이제 곧 도착한다는 희망으로 즐거워한다. 청소년들의 꿈은 바로 이 항해의 목적지다. 민태원의 수필 '청춘예찬'에 나오는 대목처럼 두 손을 가슴에 대고 꿈꾸는 심장의 고동을 들어 보라. 청춘의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巨船)의 기관과 같이 힘이 있다. ‘끓는 피’는 삶의 기쁨과 환희를 찾아가는 동력으로 때론 콜럼버스가 인도가 아닌 신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기존에 꾸던 꿈보다 더 큰 꿈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자유학기제는 청소년들에게 바로 이러한 꿈의 목적지를 만들어주는 제도다. 왜 목적지가 필요한지 무엇을 위해 항해를 하는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 이 제도의 핵심인 진로체험이다. 청소년들이 꿈을 꿀 수 있는 교육, 똑같은 꿈이 아니라 서로 다른 꿈을 꾸고 그 꿈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진로체험교육의 방향이다.

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고 ‘대한민국 이공계 육성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으로 청소년 진로교육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일명 ‘청진기(청소년 진로직업체험 기적)’와 IT에 특화된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국무총리께서 당사를 방문, 격려를 아끼지 않아 가슴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부족하다. 그러나 목적이 없는 사람에게 체험은 놀이로 끝나지만 목적이 있는 체험은 내 꿈을 만드는 도구가 된다는 확신만큼은 우리 청소년들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싶다.

사실 우리 청소년들이 체험하는 진로교육현장의 환경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의 꿈과 희망을 주기엔 녹록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생전 한국 교육에 대해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특히 그는 ‘쓸모 없는(obsolete)’것과 ‘지식(knowledge)’의 두 단어를 조합한 ‘무용지식’(obsoledge)이라는 신조어로 산업화 시대의 학원 식 교육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만큼 우리교육의 문제점들이 많은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작년 10월, 19세기 프랑스 작가들이 그린 2000년 지구의 모습 수십 장을 공개한 바 있다. 눈길을 끈 작품은 교사가 교과서를 기계에 넣고 있는데, 이 기계의 전선이 머리에 주입식 장치를 단 학생들과 연결돼 있는 교실 풍경이다. 우연이겠지만 100여 년 전 우리교육의 단면을 예측한 것 같아 씁쓸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입시를 위한 스타트가 시작됐다. 이 때쯤이면 프랑스의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baccalauréat)’가 거론되곤 한다. 짧은 한 문장의 시험이다. 1996년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였고 2000년엔 ‘타인을 심판할 수 있는가’였다. 6월 15일 시행된 올해 문제는 ‘노동을 덜 하는 게, 더 잘 사는 것인가’였다. 우리시험이 정답 맞추기라면 바칼로레아는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처럼 전 세계의 교육현장은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변화하고 있다. 에디슨이 병아리를 품고, 라이트 형제가 하늘을 날겠다는 별난 상상을 갖지 않았다면 그들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제아무리 뛰어난 천재성의 사람일지라도 일반화된 상식과 보편화된 지식에 갇히게 되면 특별해질 수가 없지 않겠는가.

우리 청소년들도 자유학기제의 진로체험을 통한 무한한 상상의 ‘생각의 힘’을 길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상은 조만간 '인류가 로봇과 함께 사는 ‘휴먼 3.0’으로의 진화를 예고한다. 이러한 미래의 주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학교교육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다. 미래세대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치 있게 사용되도록 하는 것은 개인과 국가사회 모두를 위한 길임을 새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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