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지속되면 한계기업 20% 넘을수도”
한은 “코로나19 지속되면 한계기업 20% 넘을수도”
  • 김세화
  • 승인 2020.09.2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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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자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 3475곳
외감기업의 14.8%,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대출이자를 충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계기업은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의 14.8%인 3475개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239개 증가한 것으로 201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이 768곳에서 838곳으로 증가한데 반해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은 892곳에서 1077곳으로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계기업’이란 ‘이자비용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3년 연속 1을 넘지 못한 기업’을 말한다. 즉, 3년 동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충당할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된 기업으로 경쟁력을 상실해 지속가능성을 의심받는 기업을 의미한다.

한은은 코로나19가 확산된 올해 초의 매출 충격이 연중 지속될 경우, 올해 말에는 한계기업 수가 5033개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외부감사 기업의 21.4%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은 도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 6월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매출충격 시나리오 중 가장 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전체 기업의 매출액이 10.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코로나19 취약업종의 경우 29.5%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발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계기업의 대출은 전체 외감기업 여신의 22.9%인 175조6,000억원까지 늘어나 2019년 115조5000억원 대비 52%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들어 한계기업의 부도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다. 최근 3년간 예상부도확률을 보면 2018년 3.1%, 2019년 3.2%에서 올해 6월 현재 4.1%까지 증가했다. 반면 비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은 1.7%를 기록했다. ‘예상부도확률’은 주가로 판단한 기업의 자산가치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부채 이하로 하락할 확률을 의미한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이 한계기업 증가를 일부 억제한 효과가 있었다”면서 “기준금리 인하, 이자 상환 유예 등으로 금융시장은 안정됐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부채부담이 누적돼 신용시장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코로나19로 한계기업과 이들에 대한 여신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기관은 점진적으로 기업여신에 대한 위험관리를 점진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충당금 적립 등 손실 발생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자유예 등 금융지원 정책으로 기업의 신용위험이 일부 이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의 재무지표는 근본적인 채무상환능력 약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신용위험을 과소평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2분기 가계·기업 부채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기업의 부채 비율은 206.2%로 집계됐다. 1분기 201%과 비교해 5.2%p 상승해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금융사들의 위험관리가 강화될 필요성을 제기했다. 올해 국내 은행들은 적극적인 신용 공급을 펼치면서 6월 기준 은행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0.1%를 기록했다. 2013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비은행 대출 증가율 10.0%을 넘어선 것이다.

민간신용 대출 가운데서도 보증부와 신용대출은 크게 증가하고 담보대출의 비중은 2019년 54.8%에서 올해 6월 53.0%로 하락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담보대출보다 부실 가능성이 큼에도 이자상환유예 정책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오히려 개선돼 사전에 위험을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한은은 “실물 회복이 지연될 경우 상반기 중 급증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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