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현대차 노사, 11년 만에 임금동결
코로나19 여파... 현대차 노사, 11년 만에 임금동결
  • 이준성
  • 승인 2020.09.28 0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 연속 파업 없이 임금협상 타결
코로나19 위기 극복, 고용안정 우선

현대자동차 노사가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에 합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고용 안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2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전체 조합원 4만9598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4만4460명가 투표해 52.8%인 2만3479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금협상 과정에서 생산직의 중장년 근로자가 대거 임금 동결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예년보다 늦은 지난달 13일 교섭을 시작했다. 이후 40여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했고 이번 가결을 통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번 합의안은 기본급 동결과 함께 성과급 150%, 코로나19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원, 우리사주 10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현대차가 임금을 동결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현대차 노조가 임금 동결에 합의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5%인 6085억원 감소했다. 1~8월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4%인 61만1026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GM, 프랑스 르노, 독일 BMW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수만 명 규모의 인력 감축에 나선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과 친환경 자동차로의 전환 등 변화 대응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교섭 전부터 소식지 등을 통해 임금 인상보다 일자리를 지키는 데 집중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일부 비집행부 노조원들 사이에서 기본급 동결을 두고 부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울산공장 등 현장 근로자 상당수가 임금동결을 수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아산·전주공장은 전체 찬성률 52.8%보다 높은 60%대 찬성률을 기록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교섭 과정을 통해 국내 생산물량 연간 174만 대 이상을 유지하면서 재직자 고용 안정 등을 위해 노력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전기차 전용공장 지정을 논의하고, 고용감소 위험이 큰 부문부터 직무전환 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그동안 조합원의 반발이 컸던 ‘시니어 촉탁제’ 변경에도 합의했다. ‘시니어 촉탁제’는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에 한해 신입사원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1년 단기계약직으로 고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조합원들은 촉탁직원 대다수가 재직기간에 일했던 근무조가 아닌 다른 근무조에 배치된 것에 대하 문제를 제기했고 사측은 이를 반영해 시니어 촉탁근무자들을 기존 근무조에 배치하는 것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울산시와 울산 북구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500억원 규모의 고용유지 특별지원금 조성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임금협상 타결을 계기로 노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산업의 위기극복에 힘을 모으고, 협력사와 함께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겠지만 국내외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일자리를 지키는 잠정합의안에 동의했다”며 “부족한 부분은 내년 교섭에서 채우겠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