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만, 산은 차입금 900억도 상환 도래
쌍용자동차가 15일, 600억원 규모의 대출금 상환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연체된 대출금은 외국계 은행 3곳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으로 지난 14일이 만기가 도래했다. 은행별로는 JP모건 200억원, BNP파리바 100억원,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300억원으로 상환하지 못한 대출 원리금 600억원은 자기자본금 7492억원의 8.02% 규모다.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발생한 연체 이자는 약 6000만원으로 쌍용차는 해당 대출기관으로부터 확인서를 받은 뒤 확정된 연체 이제를 재공시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올해 일부 금액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 만기 연장을 추진했지만 외국계 은행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연체가 발생했다”며 “하반기에 출시된 뉴렉스턴, 티볼리 에어 등의 판매 호조세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해당 은행들과 계속해서 만기 연장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이달 31일까지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900억원도 상환해야 한다. 지난 7월 한 차례 만기가 도래해 6개월 연장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는 산업은행과도 만기 연장을 협의을 진행할 예정이다. 산은은 외국계 은행의 만기 연장 상황,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 매각 등을 지켜본 뒤 대출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의 재무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은 2241억원이다.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은 931억원으로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 7056억원, 매출원가 6915억원으로 원가비율이 98%에 달한다. 현대차의 매출원가 비율은 81%에 비해 높은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은 “98%의 원가비율, 분기당 1000억원을 넘어서는 판매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현재 쌍용차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해 새 주인이 정해져야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쌍용차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는 지난 4월,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철회하고 긴급 자금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쌍용차의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당시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나서면 우리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2021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쌍용차에 더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2011년 쌍용차 지분을 인수한 마힌드라는 지난해 판매 부진과 코로나19로 인한 판매 감소 등에 대응해 긴축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자회사인 전기스쿠터 업체 ‘겐제’, 2009년 인수한 호주 항공기업 ‘깁스랜드 에어로노틱스’를 청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힌드라는 이번에 쌍용차가 연체한 대출금에 대해 보증을 서기로 했다. 다만 금융기관들과 약정한 1000억원 내에서만 책임을 진다는 방침이다.
마힌드라는 이날, 인도 증권거래소에 공시한 자료를 통해 “쌍용차의 연체 대출금은 JP모건 등 3곳의 은행과 마힌드라와 약정한 1000억원 규모 미지급 대출의 일부로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대출을 보증하고 있다”며 “마힌드라가 해당 은행에 대출금을 지불하고 쌍용차에 대한 은행의 모든 권리를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조치로 마힌드라는 채권자로서 은행이 쌍용차에 갖는 모든 권리를 가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마힌드라의 지분 인수가 아니라 전략적 투자자로서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의 뒤를 이을 새로운 투자자로 HAAH와 교섭하고 있다.
한편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쌍용차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연속 3분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올해 4분기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 쌍용차는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대출금 상환 연체가 발표된 이날 쌍용차 주가는 4.53%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