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신임 회장에 손병환 농협은행장 선임
농협금융 신임 회장에 손병환 농협은행장 선임
  • 김민지
  • 승인 2020.12.23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 이후 9년 만에 내부 인사출신 회장 내정
재무관료 출신 ‘官피아’에 대한 노조 반발 고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그 동안 재무부 등 관련 부처 출신 관료들이 맡아왔던 농협금융 회장에 농협 출신 손병환 행장이 선임됐다.

NH농협금융지주는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제6대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 손병환 현 농협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농협금융이 임추위 결과를 이사회에 보고한 후, 주주총회를 거치면 선임 절차는 마무리된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이다.

손 내정자는 지난 3월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지주 회장에 오르게 됐다. 진주고와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한 손 내정자는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간 농협 금융에 근무하면서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농협금융지주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냈다.

그 동안 농협금융 회장은 중앙정부의 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면서 출범한 농협금융의 초대 회장으로 농협 출신 신충식 회장이 선임됐지만 3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후 임명된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회장 모두 옛 재무부 관료 출신이다.

정책금융을 다루는 기관의 특성 때문에 차관급 이상의 재무 관료를 임명하는 관행이 점차 굳어졌다. 이들 재임기간 동안 성과도 있었다. 임종룡 3대 회장은 현재 농협금융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NH투자증권(당시 우리투자증권)의 인수를 성사시켰고, 김용환 4대 회장은 조선해양 분야 기업금융 부실을 털어내고 ‘연 순이익 1조원 시대’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역대 회장들이 정부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견 조율하는데 만 집중하면서 농협금융만의 특색이 약해지는 부작용도 있었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0년간 4대 금융지주가 크게 규모를 키운 것에 비해 농협금융은 인수합병이나 전략 전환 속도가 느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년 임기의 관료 출신 회장은 조직 장악력이나 기민함이 부족했던 데다, 농협금융이 다른 민간 금융지주보다 정부의 각종 금융정책에 더 많이 동원되면서 농협 내부적으로도 불만이 제기됐다.

김광수 전 회장의 갑작스럽 사임으로 진행된 이번 임추위에서도 관피아가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대사, 진웅섭 전 금감원장 등 전직 재무 관료들이 회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국 임추위는 9년 만에 내부 출신 회장을 선택했다. 신 전 회장이 농협금융이 출범한 2012년, 3개월 동안만 근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 내정자가 사실상 첫 내부 회장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른바 재무관료 출신 ‘관피아’ 회장은 안 된다는 노조의 반발이 강했다. 농협금융 노조는 최근 “관료 출신 낙하산 회장의 선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관료 출신 후보들도 회장직을 고사한데다 손 내정자가 스마트금융부장 재직 시절 금융권 최초로 오픈 API를 도입하는 등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손 내정자는 국내 금융회사 CEO 가운데 디지털 금융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5년부터 농협은행의 스마트전략부장을 맡아 보안사고로 휘청이던 은행을 정상화했고 농협의 NH스마트뱅킹, 올원뱅킹 등 뱅킹 앱 개편을 이끌었다.

임추위는 “2012년 출범한 이후 농협금융은 관료 출신 금융 전문가를 영입해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서 성공적 행보를 보여 왔다”며 “앞으로 내실 있는 사업 성장을 도모하고 새로운 사업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성과가 뛰어난 내부 출신 손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손병환 행장의 내정으로 공석이 된 차기 농협은행장도 조만간 선임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