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LG-SK 배터리 소송, 부끄러운 일”
정세균 총리 “LG-SK 배터리 소송, 부끄러운 일”
  • 이준성
  • 승인 2021.01.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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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기업의 소송전은 中·日 경쟁사만 좋은 일”
LG·SK "대화의 문 열려있어, 합의 위해 최선 다할 것“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전기차 배터리 소송전에 대해 "정말 부끄럽다"며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으로 양사간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 총리는 ‘SK와 LG가 전기차 배터리 특허를 놓고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직접 나설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도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사의 소송전이 시작된 이후 3년이 지나면서 정부나 정치권이 비공식적으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해지긴 했지만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합의를 촉구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의 대표 기업인 LG와 SK가 3년째 소송 중이고 소송비용이 수천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이 누군지는 제가 거론하지 않더라도 다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양사 간의 소모전으로 인해 중국과 일본의 경쟁사들이 이익을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 총리는 "양사 최고책임자와 연락도 해보고 만나도 봤다"며 "그 자리에서 낯부끄럽지 않냐, 국민에게 이렇게 걱정을 끼쳐드리면 되느냐며 빨리 해결하도록 권유했지만 아직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양사가 빨리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며 "한국 배터리 산업의 미래가 크게 열릴 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9년 4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배터리 사업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오는 2월 10일 최종 판결을 앞두고 지난해 2월 나온 예비 판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조기 패소’하며 LG에너지솔루션이 승기를 잡은 상태다. 이 후에도 양사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영업비밀과 특허를 두고 여러 분쟁을 벌이고 있다.

정 총리의 이날 발언은 분쟁의 핵심인 ITC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이 나오는 2월 10일을 앞에 두고 이뤄져 양사의 막판 합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LG화학에 유리한 예비 판결이 나와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혐의가 최종 인정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그간 합의를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합의·배상금 규모나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두고 합의에 실패하면서 수위 높은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이날 정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일제히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쟁사가 진정성을 갖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언제든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왔음에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정 총리의 이날 우려 표명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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