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DC의 아킬레스 건: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위폐 감별법의 부재
CBDC의 아킬레스 건: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위폐 감별법의 부재
  • HJ Kim (khj@koreaittimes.com)
  • 승인 2021.02.22 0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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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 (암호화폐연구센터 센터장,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

김형중 논설위원/고려대 특임교수/암호화폐연구센터장

 

디지털 데이터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은 ctrl-c, ctrl-v로 무한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한계비용 제로 경제가 가능해졌다. 그런데 화폐까지 무한복제가 된다면 그건 끔찍한 일이다. 디지털 화폐 발행이 어려웠던 것은 무한복제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사토시 나카모토가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일을 해냈다. 그는 최초로 ctrl-c, ctrl-v로 복제가 되지 않는 디지털 화폐인 비트코인을 만들었다.

중앙은행들이 CBDC(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만들려다 큰 난관에 봉착했다. 오프라인에서도 CBDC를 써야 할 때가 있다. 전원이 나가거나 통신이 두절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CBDC의 진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 아직 없다. 특허와 논문 몇 편이 나왔지만 선량한 사람들만 고려했기 때문에 불량한 사람들이 위폐를 쓸 때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아날로그 경제의 산물인 지폐도 디지털 화폐에 비해 뛰어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지폐와 동일한 위폐를 저렴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게 아날로그 화폐의 장점이다. 워터마크, 홀로그램과 요판 잠상 등 첨단 인쇄기술이 쓰인 프린터 자체를 구하는 게 무척 어려워 불법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CBDC의 진본 여부를 온라인에서 확인할 기술적 방법이 있다. 그 기술은 비트코인이 이미 선보였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각종 숫자와 일치하지 않는 숫자들이 위폐의 증거이고, 블록체인에서 확인 가능한 진폐의 비밀키를 지니고 있어야 송금이 이루어진다. 블록체인의 기록은 투명해서 언제고 누구든 즉시 확인할 수 있다.

CBDC를 오프라인에서 쓸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위폐의 유통 가능성이 우려된다. 그런데 오프라인에서 위폐 여부를 확인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다. 디지털 데이터에 아날로그 기술인 워터마크, 홀로그램, 요판 잠상을 넣을 수 없다. 디지털 화폐가 진폐인지 위폐인지 오프라인에서 확인하는 기술 개발이 CBDC 발행의 선결조건이다.

문제를 모르면 해결책도 없지만 문제를 알면 시간의 문제일뿐 언젠가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CBDC의 아킬레스 건을 보호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다. 영지식증명을 쓰던 가역적정보은닉을 쓰던 전혀 새로운 기술을 쓰던 조만간 해결책이 나올 것이다. 아무튼 아날로그 기술이 디지털 기술에 비해 열등하지 않으며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는 것을 화폐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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