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 무선 백홀 기술로 만나는 더 빠르고 넓은 세계
이동형 무선 백홀 기술로 만나는 더 빠르고 넓은 세계
  • ETRI, 차량무선네트워크연구실 백승권 책임연구원
  • 승인 2021.04.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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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는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확대되었다. AR이나 VR, 홀로그램 기반 콘텐츠도 일반 사용자들에게 익숙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송수신하는 플랫폼인 네트워크 서비스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버스나 지하철 같은 고속 이동체에서도 AR이나 VR 같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까?

 

5G 기반 이동형 무선 백홀 기술

이동형 무선 백홀이란 기지국 혹은 액세스 포인트(AP)1)에서 인터넷과 연결하는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지하철을 예로 들어보면, 지하철을 탄 승객이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무선으로 작동하는 와이파이 AP에 접속해야 한다. 이때 와이파이 AP에서 인터넷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게 백홀이다. 즉, 백홀은 지하철 내부에 있는 와이파이 AP와 인터넷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현재 셀룰러망 백홀은 주로 유선 연결 방식이다. 기지국이 멀리 떨어진 인터넷과 선으로 연결되어있다. 지하철, 고속열차와 같은 이동체는 그 구간을 유선을 통해 연결하는 게 불가능하다. 따라서 무선 백홀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기존 무선 백홀 네트워크는 LTE, 와이브로 등을 기반으로 구축되었다. 하지만 이를 기반으로 하는 백홀 네트워크에도 전송률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LTE에 비해 전송률이 훨씬 빠른 5G가 등장했다. 5G를 기반으로 하는 무선 백홀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용량이 훨씬 더 큰 콘텐츠를 송수신할 수 있다. ETRI 차량무선네트워크연구팀은 2016년부터 본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꾸준히 쌓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영국과 국제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 AP(Access Point)
컴퓨터에 달려 있는 무선랜카드와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안테나 겸 접속 장치. 흔히 "공유기"라고 불림.

 

기술 수준

ETRI에서는 지하철 환경에서 이동성을 보장하면서도 고속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 기반 이동형 무선 백홀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백홀 단말, 백홀 기지국 그리고 게이트웨이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철 터널 내부에 기지국 시스템을, 잠실역 통신실에는 게이트웨이와 서버를 설치하고 지하철 운전실에 단말기를 두어 시연 환경을 만들었다.

시험 구간은 곡률(曲律)이 가장 심한 구간에서도 충분한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장 크게 휘어지는 잠실역~송파역 구간을 시연 구간으로 선정했다. 이 구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5G에서 고려하는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이용한 통신이 직선, 곡선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잘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시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이동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전송속도보다 약 30배 빠른 속도를 구현했기때문이다.

현재 시연에 사용된 기술은 하나의 기지국에 하나의 단말 시스템을 연결하는 점대점(Point to Point)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선로 A 구역에 기지국을 설치하면 특정 시점에 A 구역을 지나는 기차는 한 대뿐이다. 두 대의 기차가 동시에 한 선로 위를 달릴 수는 없기때문이다. A 구역에 설치된 기지국과 연결되는 단말기는 항상 한 개인 셈이다. 즉, 이번 기술은 지하철 혹은 고속열차 환경에 적합하게 만든 형태다.

만약 이번에 개발한 이동체 기반 백홀 기술을 도로와 같은 점대 다중점(Point to Multi Point) 환경으로 확장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지하철과 달리, 도로는 여러 차가 특정 지점을 동시에 지나다니기 때문이다. 현재 지하철에는 ETRI 기술을 즉시 상용화할 수 있지만 도로 위에서 다수의 V2X2)를 지원하기 위해선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다. 이는 앞으로 계속 연구되어야 할 부분이기도 하ㅇ다.

* V2X(Vehicle to Everything)
자동차가 자율주행하기 위해 도로에 있는 다양한 요소와 소통하는 기술

 

영국과의 공동연구 

영국과의 공동연구는 2018년 2월 개최된 제3차 한·영 ICT 정책 포럼의 결과로 시작되었다. ‘5G 레일 넥스트(5G Rail Next)’라는 프로젝트명으로 2019년 4월부터 2년 동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TRI는 무선 백홀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하고 영국은 5G 기반 AR 서비스를 개발하고있다.

영국 연구팀이 개발한 AR 서비스는 실제 지하철 벽면에 붙어있는 사이니지 모니터와 스마트폰 앱, AR 글라스를 이용한 차세대 광고 모델이다. 사이니지 모니터에서 광고를 송출하면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광고 하단의 QR 코드를 스캔한다. 관련된 앱을 다운로드해 광고 중인 신발을 실제 착용한 것처럼 피팅해보는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다.

이런 AR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약 10Mbps 전송속도가 필요하다. ETRI가 연구한 부분이 바로 이런 형태의 몰입형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이다. 이번 시연에 구현한 1.9Gbps는 약 190명의 승객이 동시에 AR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속도이다. 이번 시연을 통해 양국의 연구 성과가 성공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지난 3월 31일 1차 연구가 끝났다. 1차 연구 내용과 성과를 기반으로 2차 연구도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은 지하철에서 데이터 이용이 어렵다. 그렇기에 비교적 설치가 쉽고 설치비용이 저렴한 이동형 무선 백홀 기술에 관심이 상당히 크다.

향후 연구 방향과 목표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전송기술을 향상해 데이터 전송률을 높이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현재 속도가 1.9Gbps 정도인데, MIMO3) 기술을 이용하여 속도를 두 배 수준인 4Gbps까지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무선 백홀 시스템은 지하철, 고속열차와 같은 이동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화재 등으로 통신망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무선 백홀 네트워크 시스템을 긴급 통신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차에 장비를 싣고 가서 현장에 기기를 설치만 하면 된다.

또, 서해안에는 섬이 많다. 섬에 유선 인터넷망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상당히 든다. 바다를 지나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지에 백홀 기지국, 섬에 백홀 단말기와 백홀 단말기에 연결된 와이파이 AP를 설치하면 유선망 없이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를 실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개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학사 때부터 지금까지 이동통신 분야를 20여 년간 연구해왔다. 3G 때 처음 연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5G 시대까지 왔다. 올해부터는 6G 연구를 시작하려고 한다. 6G 시대에는 또 거기에 맞는 백홀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주로 국내 기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영국과의 공동 연구를 기점으로 앞으로는 국제적으로 뛰어난 연구기관과 협업하여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해보고 싶다.

* MIMO(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
무선 통신의 용량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 안테나 기술

출처: ET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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