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현대차 임원 ‘애플카 미공개 정보 이용’ 조사
금융당국, 현대차 임원 ‘애플카 미공개 정보 이용’ 조사
  • 이준성
  • 승인 2021.04.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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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임원, 주가 급등할 때 8억3000만원 매도
거래소, 의심정황 포착해 금융당국에 결과 통보

현대차 임원 12명이 애플카 공동개발에 대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심리를 마치고 본격 조사에 착수한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심리 절차를 마무리하고 심의조정협의회를 거쳐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통보했다. 거래소는 거래 매매내역 등을 현대차 임원들의 주식 매매행태에서 의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공개 정보 이용은 회사 내부자 등이 직무와 관련해 취득한 중요 정보를 특정 증권의 매매에 이용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용하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른 대표적인 불공정거래 행위 중 하나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이익의 3~5배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사건은 거래소의 모니터링과 심리과정에서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금융당국 조사로 넘겨진다. 금융당국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하거나 심각한 사안의 경우 검찰에 통보한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거래소의 심리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혹은 금융감독원이 곧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거래소의 심리결과, 사안 중요도 등을 고려해 내부 절차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조사 주체와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8일, 현대차와 애플간의 ‘애플카’ 공동 개발 보도가 나오면서 현대차 주가가 전거래일 대비 19% 넘게 급등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장중 한 때 27만700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한 달뒤인 2월 8일, 현대차가 '애플과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29일에는 21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며 급등하기 전 가격에 근접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차 임원 12명이 주식이 급등하는 시기에 주식을 처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상장사 임원들의 주식 보유 변동은 한국거래소와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하는 사항으로 이들이 처분한 주식은 총 3402주로 처분액은 8억3000만원이다.

이와 관련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차가 애플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주가가 급락해 현대차 5개사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3조5000억원이나 증발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대차 임원들이 주식을 팔았는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다.

당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에 대해 거래소의 심리 착수 사실을 공개하면서 "거래소의 심리를 통해 문제가 확인되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한 단순 매도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거래소는 애플카 관련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는지, 전량을 매도했는지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일부 의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시장감시본부의 심리는 1단계 기초 조사 수준으로, 혐의가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의심만 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금융당국은 미공개 정보 이용 가능성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당국의 조사는 사건 착수까지의 대기 시간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6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조사 결과와 조치 수위가 나오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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