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한국 등 13개국 소매금융 철수 발표
씨티은행, 한국 등 13개국 소매금융 철수 발표
  • 김세화
  • 승인 2021.04.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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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매각 등 구체적인 출구전략 정해지지 않아
씨티은행 “후속계획 마련해 당국과 상의할 것”

미국계 금융사인 씨티그룹이 한국 등 13개국에서 소매 금융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15일 지속적인 사업 전략 재편의 일환으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인도, 호주 등 13개 국가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기로 한 13개국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제로(0)’였다.

이어 17일(현지 시간)에는 씨티그룹의 피터 바베지 아시아태평양지부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까지 아시아 지역 고객 운용 자산 규모를 4500억 달러(약 503조 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베지 CEO는 “이를 위해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기술·운영 인력 1200명과 프라이빗뱅커 등 1100명을 더 충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씨티그룹이 아시아에서 운용하는 부유층 자산 규모를 50% 더 늘릴 것”이라며 “이는 아시아에서 늘고 있는 부유한 기업가들과 그들의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18일 씨티은행은 “여·수신, 카드, 자산관리 등 개인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는 매각 또는 사업 중단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씨티그룹 차원의 출구 전략이 구체화하면 기존 계약은 유지하되 신규 대출 등은 중단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재편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자산관리,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세부 분야를 분리해 매각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과 함께 소비자 대상 소매금융 사업 철수를 결정한 호주에서 이런 방식의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인수자 입장에선 통매각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해 보다 신속하게 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씨티은행에 고액자산가 고객이 많은 만큼 자산관리 부문 매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금융 사업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도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4년 씨티그룹이 일본 씨티은행의 개인금융 부문을 매각할 당시, 일본 내 9개 은행에 개인금융 분야의 양도를 타진했고 그중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이 이를 인수한 바 있다.

이 경우 기존의 대출과 예·적금 등은 인수자가 모두 승계하게 돼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 신용카드, 자산관리 등 모든 계약이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10여 년 동안 신입 사원을 뽑지 않아 임직원 평균연령이 비교적 높은데다 퇴직금 누진제, 강성 노조 등이 인수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매각이 불발될 경우,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 폐지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국씨티은행은 기존 고객들에게 다른 금융회사로 자산 이전을 권유하고 직원들을 감축하면서 점진적으로 사업을 축소하게 된다. 지난 2013년 HSBC은행이 개인 금융 업무 폐지 절차를 밟은 전례가 있다.

씨티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출구 전략을 정할지에 따라 당국과의 협의 절차가 아주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씨티은행은 "후속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감독 당국과 필요한 상의를 거쳐 이를 공개할 것"이라며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씨티그룹의 소매 금융 철수 대상 13개국의 지부가 다음 주 중 화상회의를 가질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한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금융권에서는 이 회의 이후 구체적인 철수계획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사업 재편 방안 확정 때까지 기존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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