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이재용 사면, 충분히 의견 들어 판단할 것”
文 대통령 “이재용 사면, 충분히 의견 들어 판단할 것”
  • 정세진
  • 승인 2021.05.11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계·종교계 등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 많아”
반도체 경쟁 격화돼, 국민 공감대도 고려해야
전직 대통령 사면, 국민통합·형평성 고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청와대 홈페이지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이 결코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충분히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해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며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들을 많이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라며 “하지만 형평성,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이 부회장의 사면을 검토한 적도 없고 검토할 계획도 없다"던 청와대의 기존 입장보다 다소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에 대해서도 "전 대통령 두 분이 수감 중이라는 사실 자체가 국가로서는 불행한 일이며 안타까운 일"이라며 "두 분이 고령이고 건강도 좋지 않다고 하니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국민 통합에 미치는 영향이나 사법 정의, 형평성,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했을 당시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 자리에서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이 부회장은 물론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 변화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과 재계는 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1년의 국정운영을 두고 사면에 대한 원칙을 고수하기보다는 각계의 여론과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중국 등 반도체 패권 경쟁, 국민 통합 등을 직접 언급한 것은 국민 여론을 타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와 종교계 등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인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건의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어 국내 7대 종교 지도자의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가 특별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정치권에서는 대선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이 부회장 사면카드가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달 말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증설 등을 두고 한미간 반도체 동맹론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내년 초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의 표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 사면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오는 13일 국회를 방문해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이 부회장의 사면을 비롯해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경총 등 재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가운데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 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ABOUT
  • CONTACT US
  • SIGN UP MEMBERSHIP
  • RSS
  • 2-D 678, National Assembly-daero, 36-gil, Yeongdeungpo-gu, Seoul, Korea (Postal code: 07257)
  • URL: www.koreaittimes.com | Editorial Div: 82-2-578- 0434 / 82-10-2442-9446 | North America Dept: 070-7008-0005 | Email: info@koreaittimes.com
  • Publisher and Editor in Chief: Monica Younsoo Chung | Chief Editorial Writer: Hyoung Joong Kim | Editor: Yeon Jin Jung
  • Juvenile Protection Manager: Choul Woong Yeon
  • Masthead: Korea IT Times. Copyright(C) Korea IT Times,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