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1조원 순매수하며 상승세 이끌어
코스피 지수가 3주만에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공매도 재개 등으로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미국발 긴축 압박이 완화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기관은 코스피를 1조 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1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10포인트 오른 3,249.30에 장을 마쳤다. 올해 1월 초 기록한 장중 최고가 3,266.23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20일 세운 3,220.70을 넘어섰다. 공매도 재개의 영향으로 지난 2주간 약세를 보였던 코스닥도 이날 1.48% 오른 992.8을 기록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이 차익 실현을 위해 1조1980억원을 매도하는 동안 외국인은 2379억, 기관은 968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거래일 만에 매수 전환했고, 기관은 최근 4거래일 동안 코스피에서만 1조6827억 원을 순매수했다.
종목별로는 코스피 시가 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주가가 올랐다. 포스코 2.26%, KB금융 2.06%, 신한지주 3.01% 등 경기 민감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 1.49%, 카카오 1.31%, 셀트리온 3.19% 등 대표 성장주가 모두 상승했다. 반면 LG화학은 0.76% 하락했다.
증권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증권주 가운데 시가총액 6조9000억원의 미래에셋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5.88% 오른 1만800원에, 삼성증권은 6.78% 상승한 4만645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KRX증권 지수는 이날 3.42% 오른 926.12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기록한 739.06를 25% 넘게 오른 수치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50포인트 오른 992.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1.08포인트 오른 979.38로 출발했다. 개인은 코스닥시장에서 421억원 규모 순매수했고 기관도 12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194억원을 팔아 3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2.92%, 셀트리온제약 4.93%, 펄어비스 6.61%, 카카오게임즈 2.08%, 에이치엘비 3.16%, 알테오젠 2.34%, 카카오게임즈 1.89%, 에코프로비엠 0.33% 등이 상승했다.
지난주 미국이 최악의 고용 성적표를 발표한 것이 오히려 한국과 미국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4월 취업자 수가 시장 예상치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오히려 뉴욕 증시가 상승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S&P)500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와 뉴욕 증시 호조에 코스피도 영향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기조가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주효했다"며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던 삼성전자가 반등한 점 역시 코스피가 상승세로 돌아선 원인"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연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3200선을 넘어선 뒤 좀처럼 2900~3200 사이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코스피가 전 고점을 경신한 것을 계기로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11일 장 초반,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9시 6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20.95포인트 하락한 3,228.35를 나타냈다. 코스피는 이날 9.38포인트 내린 3,239.92에 출발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913억원과 669억원을 순매수 중인 가운데 외국인이 1429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도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0%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4%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2.55% 급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