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임금협상 두고 첫 파업 위기
삼성디스플레이, 임금협상 두고 첫 파업 위기
  • 김세화
  • 승인 2021.05.14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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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노위 조정 결과에 따라 쟁의권 획득
성과급 등 보상체계에 대한 노사 갈등 깊어
조합원 투표에서 71.8%가 쟁의행위에 찬성

삼성디스플레이 노사가 최근 진행된 임금협상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갈등이 깊어지면서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전자 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이끌어 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1년 만에 계열사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3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4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하고 이날부터 7일까지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2413명의 71.8%에 달하는 1733명이 쟁의행위에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표에 참여한 1896명을 기준으로 하면 찬성률은 91%에 달한다.

14일 오전, 중노위는 삼성디스플레이 노사 양측을 불러 2차 조정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앞서 열렸던 1차 조정 회의에서 중노위는 노사 양측에 2차 조정 기일까지 한 두차례 실무협상을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지난 11일과 전날 양일간 협상의 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측은 “사측이 전혀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노조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14일 조정 회의 결과는 이날 오후쯤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2차 조정 회의에서도 진전된 노사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선언할 수 있다.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어 파업을 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극적으로 협의가 이뤄질 경우 조정 기일은 10일 연장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회사 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 인상과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영진은 올해 초 노사협의회를 거쳐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상은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로부터 분사한 이후 20여년간 사측과 임직원 대표로 이뤄진 노사협의회에서 임금 협상이 이뤄져 왔다. 그러나 지난해 2월 삼성디스플레이에 노조가 출범하면서 임금협상의 구조가 변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을 상급 단체로 두고 있다. 출범 당시 소수 직원이 출발했지만 현재는 전 직원의 10%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노조 결성의 배경에는 계열사와 사업부간 차이를 두는 성과·보상체계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삼성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삼성전자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적자가 강제되는 상황을 더 이상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불만이 여러 차례 표출됐다.

노조가 ‘조정 중지’ 이후 실제 파업에 돌입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노조는 “파업은 여러 쟁의행위 중 하나일 뿐, 반드시 파업을 하겠다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중노위의 결정과는 별개로 오는 18일 삼성디스플레이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파업을 하게 되면 지난해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전자 계열사로서는 첫 사례가 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주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파업은 향후 기업의 사업 전략에 상당히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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