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기술: 디지털 세상 속에서 더 안전한 세상을 발견하다
디지털 트윈 기술: 디지털 세상 속에서 더 안전한 세상을 발견하다
  • ETRI 정우석 센터장
  • 승인 2021.05.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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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 정우석 센터장
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 정우석 센터장

산전수전(山戰水戰)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산에서도 싸워봤고, 물에서도 싸워봤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주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함을 지칭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렇듯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경험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ETRI는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을 통해 재난 현장에서 산전수전의 경험을 쌓고, 안전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

디지털 트윈이란 기본적으로 현실 세계, 즉 아날로그 세상과 똑같은 디지털 정보로 구성된 세계를 만들어내고 거기에서 다양한 영역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때 현실 세계를 디지털화한 가상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디지털 트랜스폼, 가상 세계의 변화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정보를 현실 세계에 반영하는 것을 아날로그 트랜스폼이라고 한다.

어떤 공간에 화재가 발생했을때 어떤 피해가 어떻게, 얼마나 발생할지 알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 불을 지르고 확인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할 수 없으니 현실과 똑같은 가상 세계를 만들어 불을 지른다. 이렇게 가상 세계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공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관찰하고, 이를 보완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ETRI Webzine

 

디지털 트윈기술의 현황

미국의 정보 기술 회사 가트너(Gartner)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3가지 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본 따 가상 세계를 구축하는 ‘모사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2단계는 다양한 센서를 통해 현실 세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가상 세계에 반영하고 현실세계 장치를 제어하는 ‘관제 디지털 트윈’ 기술이고, 마지막 3단계는 가상 세계에서 모의실험을 통해 얻은 최적화된 정보를 현실 세계에 반영하는 ‘모의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싱가포르의 경우에는 국토 전체를 가상 세계로 구현하는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서울시 전체를 가상 세계로 구현하는 ‘S-Map’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지난 4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2단계인 관제 디지털 트윈에 머물러 있다.  국내에서는 ETRI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가 가장 먼저 디지털 트윈 3단계를 연구 과제로 설정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의 연구 방향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는 5년 전부터 복합재난이라는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복합재난이란, 통신 서비스 중단으로 주변 병원 시설이 마비되었던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이나 국회와 증권거래소 금융감독원 등 여의도의 국가 주요 시설을 마비시켰던 2000년 여의도 지하 공동구 화재 사건처럼 한 재난이 다른 재난을 연쇄적으로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는 도시 집중화에 따라 통신, 전력 기술 등 사회기반 시설이 특정 공간에 집중되면서 그만큼 복합재난의 발생도 잦아지고 있다. 저희 센터는 이런 복합재난과 관련해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도 복합재난을 사전에 더 철저하게 예방할 수 없을까, 그리고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공간의 정보를 파악하고 대비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3년 전, 디지털 트윈이라는 개념을 복합재난 분야에 접목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4월 1일에는 청주 오창 공동구의 전력구 전 구간에 AI 로봇 설치를 위한 공사를 마치고 로봇 1대를 배치해 본격적인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청주 오창 공동구는 청주시시설관리공단이 2018년 청주시로부터 위탁 받아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국가중요시설로 관리하는 국가핵심기반시설물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복합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중요한 시설이다. 이곳에 설치된 AI 로봇은 영상, 열화상, 온도, 습도, 산소 등 전력구의 환경을 실시간으로 관측하고 관제센터에 전송한다.

기존 공동구를 점검하고 순찰하는데 공동구 근무자가 2인 1조로 2시간 반 이상 소요되었지만, AI 로봇을 활용하면 점검 시간을 최대 30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이로써 점검과 순찰 과정을 무인화, 자동화하여 평상시에도 재난 징후가 있는지 선제적으로 알아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사고가 발생했을 시에도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연구 방향

지금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서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것이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위한 모델들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것이다. 어떤 시뮬레이션 같은 경우에는 결과값을 얻기 위해 일주일 이상 소요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실제 재난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다. 현재는 이런 시뮬레이션들을 더 빠르고 정밀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국내와 해외 공공분야 중심의 디지털 트윈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안전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인 생활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난과 위험이 발생하기 이전에 가상 모의실험을 통해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대책을 마련하고, 그럼에도 발생하는 재난 상황에 대한 신속한 초동 조치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재난 관리 전체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 목표

재난안전이라는 분야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 산사태나 폭설, 폭우 등의 자연재해가 있는가 하면 화재와 같은 사회재난과 코로나 19와 같은 신종 재해, 복합재난도 있다.

재난안전지능화융합센터는 이런 재난 분야에서 국민에게 어떻게 안전한 삶을 제공할 것인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종적인 목표는 ICT기술을 재난안전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국민에게 더 행복한 삶을 제공하고 정부의 국정과제인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는데 일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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