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오너일가 지분 전량 매각
'불가리스 논란' 남양유업, 오너일가 지분 전량 매각
  • 김민지
  • 승인 2021.05.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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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한앤컴퍼니, 3100억에 지분 53.08% 인수
홍 전 회장, 회장직 사퇴 이후 오너일가 지분 매각

최근 유제품 불가리스와 관련해 논란을 빚은 남양유업이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된다.

27일, 한앤코는 남양유업과 홍원식 전 회장 지분 51.68%를 포함해 홍씨 일가 지분 53.08% 등 경영권 일체를 인수하는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가는 3107억원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3일 남양유업은 한국의과학연구원이 주재한 심포지엄에서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플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연구 발표자는 남양유업 박종수 중앙연구소장으로 발표 직후 질병관리청은 “실제 효과가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세종 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 정지 처분을 요청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남양유업 본사 등 6곳을 압수수색했으며 현재까지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결국 지난 4일, 홍 전 회장은 ‘불가리스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사퇴하면서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 전 회장의 모친인 지종숙씨와 장남 홍진석씨도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당시 남양유업은 “현 이사회 내 대주주인 홍 전 회장의 모친과 아들 홍진석 전 상무 등, 일가 2명은 등기이사에서 사임하고, 전문성을 갖춘 사외 이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홍 전 상무는 불가리스 사태 이후에도 회삿돈으로 외제차를 빌려 타고 다닌 사실이 드러나 보직 해임됐다.

오너 일가가 경영권을 내려놨지만 이후에도 홍 전 회장이 남양유업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홍 전 회장의 부인과 동생, 손자도 각각 0.89%, 0.45%, 0.06%의 지분을 보유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실질적 지배가 계속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남양유업은 1990년대 말 IMF 금융위기 시절에도 무차입 경영으로 건실하게 기업을 운영해왔고 2009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013년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으로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 대상이 됐고 2014년부터 매일유업에 업계 1위를 내줬다.

이 과정에서도 오너 일가와 관련한 논란이 이어졌다. 홍 전 회장은 2003년 천안 공장 리베이트 의혹으로 구속됐고, 2018년에는 차명주식 보유 혐의로 벌금 1억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홍 전 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의 지분 53.08%가 매각됨으로써 남양유업은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에서 벗어나게 됐다. 고 홍두영 전 명예회장이 1964년 충남 천안에 남양유업을 설립한 지 57년만이다.

한앤코는 남양유업 이전에도 식품 회사를 인수해 운영한 이력이 있다. 한앤코는 지난 2013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던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식품을 95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인수한지 5년 만인 2018년, 대만 식품회사 퉁이그룹에 웅진식품 지분 74%를 매각했다. 당시 매각 금액은 2600억원으로 인수가의 3배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의 기내식과 기내 면세품 판매 사업을 9900억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한앤코는 “당사는 기업 인수 후 체질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기업 가치를 제고해왔다”며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받는 남양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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