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50년까지 탄소배출 90% 이상 감축”에 財界 반발
정부, “2050년까지 탄소배출 90% 이상 감축”에 財界 반발
  • 김세화
  • 승인 2021.08.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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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 목표로 세 가지 시나리오 발표
경제계 “과도한 목표, 주요기술 상용화 불투명해”

5일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두고 경제계가 실현 가능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제시한 감축목표가 지나치게 높은데다 주요 감축수단이 되는 기술의 상용화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2050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가지를 공개했다. 1안은 기존 체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점진적인 기술 발전과 원료·연료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안으로 탄소배출을 2050년까지 2018년 대비 96.3%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2안은 석탄 발전을 중단하고 긴급한 수요에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응해 탄소 배출을 97.3% 줄이는 방안이다. 3안은 수소공급을 전량 그린 수소로 전환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은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 2050년까지 탄소 배출 90% 이상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다”며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면 결국 일자리 감소와 제품의 국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위원회가 감축 수단으로 제시한 탄소감축 기술이나 연료전환 등의 실현가능성도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요 감축수단으로 제시된 수소환원제철 기술, 친환경 연·원료 전환 등의 기술이 2050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조업 중심, 석탄화석 발전 의존도가 매우 높은 산업구조의 특성상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경제·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산업계 의견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업종별, 규모별로 기업이 직면한 상황과 여건이 달라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정부 부처와 전문가들이 논의한 결과물이므로 앞으로의 논의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감축 기술개발에 힘쓰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철강·조선 업계에서는 기업 현실을 무시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주력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2050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철강 산업의 경우 제철소 용광로를 코크스가 아닌 수소로 전환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다 상용화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착수한 독일, 스웨덴 등 선도 국가들도 기술 상용화에 20~3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친환경차 인프라가 미비한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과 전기차 보조금 증가 등 재정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며 “기업이 친환경차를 판매해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부품사들의 미래차 전환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는 “제조 공정이 점점 미세해지고 라인 증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산업 특성상 전력 사용량이 많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디스플레이 업계도 “원자력과 석탄 비중을 10% 미만으로 줄인다고 하지만 정부가 재생에너지 시설을 얼마나 만들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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