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 체결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단체협약 체결
  • 정소연
  • 승인 2021.08.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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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부터 교섭 시작 후 9개월 만에 협약 체결
노조활동 보장·산업재해 처리 관련한 95개 조항 담겨

삼성전자가 196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노조 공동교섭단은 단체협약 체결에 최종 합의하고 12일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단체협약 조인식은 지난해부터 노사가 교섭을 진행해 온 경기 용인시에 소재한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간 3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사내 4개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사측과의 교섭에 임했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노사는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고 노조는 조합원 투표 등 추인 절차를 진행했다. 4개 노조 중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조합원 투표 결과 96% 찬성으로 단체협약을 추인했다.

‘단체협약’은 노사가 단체교섭을 통해 근로조건 등 제반 사항을 합의한 협약으로 노동조합법에 따라 취업 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사내 최상의 자치규범이다. 단체협약안에는 노조 사무실 보장, 노조 상근자 근로시간 면제 제도 등 노조활동 보장을 위한 사항과 산업재해 발생 시 처리 절차, 인사 제도 개선 등 95개 조항이 담겼다.

삼성전자 노사가 단체교섭을 진행한 것은 있지만 노사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산되면서 실제 단체협약이 제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 때부터 이어진 경영방침이 고 이건희 회장 때까지 이어졌지만 3대인 이 부회장에 이르러 폐기된 것이다. 그 동안 삼성은 노조 설립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기 위해 매뉴얼화된 문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된데 이어 전·현직 임원 26명이 노조 와해 공작 등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에 이후 삼성전자 등 삼성 내 주요 계열사에서는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처음으로 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달 체결식을 열고 임금 협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 체결을 바탕으로 오는 9월부터 2021년도 임금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홈페이지를 통해 초과이익성과급의 산정 기준과 인사평가를 개선하는 등 앞으로 인사 제도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조는 "급여와 성과급 산정 절차가 공정한지 묻겠다"며 "절차가 공정하지 않으면 공정성을 따지고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고과와 승진이 사측의 무기로 사용되는 것을 막겠다"며 "특정인을 고과 열외자와 승진 열외자로 만들어 퇴사를 종용하는 행태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계열사 노조 현황과 노사 교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정기회의에서는 각 계열사 담당자로부터 노조 관련 현황을 보고받으면서 향후 교섭과정에서 관련법을 준수하고, 상호 협력적 노사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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