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
2분기 한국의 식품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이어진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 이어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났다.
8일 통계청과 OECD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가 전년 대비 7.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8개 OECD 회원국 평균 1.6%의 4.5배 수준으로, 터키 18.0%, 호주 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2분기, 한국의 식품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26위로 OECD 평균인 4.4%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6.4%로 6위로 올라선데 이어 4분기 7.1%로 4위, 올해 1분기 8.2%로 3위에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 만에 상승률 순위가 23계단이나 오른 것이다. 국내 2분기 기준으로 비교해도 2011년 7.8%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식품물가 상승폭이 커지는 데는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효과에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에 이어 석유가격이 상승하면서 생산비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일반적으로 2분기 농축수산물 물가는 2018년 2.0%, 2019년 1.2%, 2020년 3.2% 등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지만 올해는 고병원성 AI로 인한 계란값 폭등, 겨울철 한파로 인한 채소가격 상승 등으로 11.9%까지 급등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에만 11.9% 올라 1991년 12.5%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3분기 들어서도 7월 농축수산물 물가가 지난해 대비 9.6% 오르는 등,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계란값이 57.0% 오르면서 지난 2017년 7월 64.8%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계란값은 올해 1월 15.2%를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과일과 채소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사과 60.7%, 배 52.9%, 마늘 45.9%, 고춧가루 34.4% 등을 기록했다. 곡물 가격 상승률은 12.6%로 이 가운데 쌀은 14.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식품물가는 좀처럼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폭염이 지속되면서 잎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작황 부진으로 쌀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제곡물 가격이 오르면 빵이나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이 오르고, 사료 가격 등도 상승 압력을 받게 되면서 식품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6일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은 1㎏당 2만796원으로 평년 기준 1만1272원 대비 84.5%나 올랐다. 청상추는 평년 대비 20.6% 상승한 100g당 1610원, 쌀값은 32.2% 오른 20㎏당 6만1675원으로 집계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발표하는 7월 기준 세계식량지수는 123.0를 나타내다. ‘세계식량지수’는 곡물·유지류·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지표다. 곡물가격지수는 125.5를 기록했다.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5월 132.8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지난해 7월 96.9과 비교하면 29.6%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