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홍원식, 상근 회장직 유지하며 억대 보수 챙겨
남양유업 홍원식, 상근 회장직 유지하며 억대 보수 챙겨
  • 김민지
  • 승인 2021.08.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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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불가리스 사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 선언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던 두 아들 복직하거나 승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불가리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사퇴를 선언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 동안 홍 회장은 회장실을 비우지 않은 채 억대 보수를 챙겼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남양유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으로 홍 회장의 직함은 '회장'으로 기재됐으며 올해 상반기 보수로 8억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 회장의 상근 여부는 ‘상근’으로 기재돼 있다.

앞서 지난 4월, 남양유업은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77.8%를 저감시켰다”며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검증되지 않은 내용으로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결국 식약처 고발에 이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불가리스 사태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회사의 타격이 커지자 지난 5월 4일, 홍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책임을 지고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홍 회장은 사과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난 5월 27일, 남양유업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3100억원에 홍 회장 일가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며 “7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권 이전과 주식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7월 30일 열리기로 한 임시 주총은 당일 갑자기 일정을 9월 14일로 연기했다.

홍 회장이 내놓은 경영쇄신의 핵심인 ‘회사 매각’과 관련해 주총 일정이 일방적으로 연기디면서 매각 진정성을 두고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홍 회장이 남양유업 매각과 관련한 법률대리인을 LKB앤파트너스를 새로 선임한 데는 가격 재협상이나 소송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영쇄신을 위해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던 홍 회장의 두 아들도 복직하거나 승진했다. 지난 4월, 회삿돈 유용한 의혹을 받아 보직 해임된 장남 홍진석 상무는 매각 발표 하루 전인 5월 26일 전략기획 담당 상무로 복귀했다.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같은 날 미등기 임원인 ‘상무보’로 승진했다.

현재 남양유업 노동조합은 지난 2일부터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2일 회사에 공문을 보내 홍 회장의 ‘국민과의 약속’ 이행, 경영 정상화 대책 제시, 고용안정 보장을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며 “하지만 사측의 답이 없어 17일 다시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3일 출근하는 홍 회장은 한앤컴퍼니와의 계약서에 8월30일까지 출근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남양유업을 인수하기로 한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의 직위 유지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양유업은 "홍 회장은 지난 5월 사퇴를 발표한 이후 회사 업무를 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 매각 계약이 종결되면 현 임원들에 대한 일괄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상무의 복직에 대해서는 남양유업 관계자는 "복직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매각 업무의 법률대리인을 새로 선임한 것에 대해서는 “매각 과정에서 법률 자문과 일부 업무에 대한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소송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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