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삼성·SK 등 반도체기업에 영업기밀 요구 논란
美 정부, 삼성·SK 등 반도체기업에 영업기밀 요구 논란
  • 정소연
  • 승인 2021.09.28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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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족 해소 위해 반도체 공급망 파악 목적
11월 초까지 전 세계 반도체 기업에 자료제출 요구
주요 고객명단·매출액·재고현황 등 영업기밀 대부문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게 11월 초까지 주요 고객명단을 비롯해 최근 3년간 매출액, 재고현황, 증산계획 등에 대한 정보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기술평가국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반도체 공급망 위험에 대한 공개 의견 요청 공지'를 통해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설계업체와 사용업체를 대상으로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공급망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내놓은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출을 요청한 정보 중에는 상당한 영업기밀이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내부 자료가 유출돼 자칫 경쟁사로 유입되면 기업의 존폐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날 백악관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인텔, 애플 등 반도체 기업들이 참석한 3차 반도체 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됐다. 당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투명성 제고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어디서 병목이 발생하는지 파악해 문제가 무엇인지 예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3차 반도체 회의의 후속 조치로 국내외 반도체 제조사를 비롯해 반도체 설계회사, 주요 소재·장비 공급업체, 반도체 중간·최종 사용업체 등 사실상 전 세계 반도체 관련 업체가 모두 설문 대상이 된다. 해당 업체들은 45일 뒤인 오는 11월 8일까자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조사내용은 각 반도체 설계·제조에 관여하는 공급업체과 자동차·전자회사 등 수요업체를 대상으로 각각 13개 항목이 별도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제조사 대상 설문 내용에는 3대 고객 리스트, 예상 매출, 제품별 매출 비중, 리드 타임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과 향후 6개월간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도록 했다.

반도체 수요업체를 대상으로는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현황을 자세히 기술하고, 최근 3년 간 반도체를 공급하는 고객사를 변경한 적이 있는지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반도체 관련업체의 영업기밀이 미국에 기반을 둔 경쟁사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자사 제품을 어느 파운드리에 생산 위탁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 업체마다 다룰 수 있는 반도체 공정이 달라 제품 종류와 경쟁력 등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 기업의 재고와 생산능력 등이 공개될 경우, 통상 협상을 통해 정해지는 반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신규 고객 확보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

미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기업들의 자발적인 답변으로 진행된다”며 “기업 기밀을 외부에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3차 반도체 회의 당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제출한 자료가 부실할 경우, 국방물자생산법을 적용해 통제할 수 있음을 밝힌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인텔이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의 핵심 정보가 미국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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