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유료 아이템에 돈을 쓰지 않아도 실력으로 아이템을 얻을 수 있도록 ‘리니지W’의 과금 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이성구 엔씨소프트 그룹장은 30일 온라인으로 열린 신작 ‘리니지더블유(W)’ 소개 행사(쇼케이스)에서 “과금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유저분들에게 동일한 재미를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엔씨소프트는 유저들 사이에서 ‘과금 유도’의 주 원인으로 지적돼온 유료 아이템 폐지하기로 하는 등 이용료 부담 완화책들을 내놓았다. 최근 국산 온라인 게임이 유저들의 과도하게 유저들의 결제를 유도한다는 논란이 이어지면서 NC소프트, 넥슨, 넷마블 이른바 ‘3N’의 주가가 급락하고 이용자들이 이탈했다.

이날 행사에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의 대표적인 유료 아이템인 ‘아인하사드’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아인하사드는 역할수행게임(MMORPG)인 리니지 시리즈에서 게임 캐릭터의 성장과 게임머니 획득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버프 아이템으로 월 5만5000원이 들어가는 유로 아이템이다.

아인사하드 사용 유무에 따라 게임머니 획득 속도에 4배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강제로 사야하는 아이템’이라는 원성이 높았다. 이와 함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를 비롯해 기존작인 리니지M, 리니지2M에서도 아인하사드의 유료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리니지 시리즈에서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난을 지적을 받아온 문양, 각인 등의 시스템도 리니지W에서는 폐지될 예정이다. 해당 아이템들도 캐릭터를 강하게 해주지만 무료로 얻기가 힘든 데다 모아야 할 종류도 많아 유저들의 불만이 컸다. 또 유료임에도 아이템이 무작위로 지급돼 도박성 논란이 있었던 소위 ‘뽑기’ 시스템도 일부 품목에만 한정해 도입하기로 했다.

이 그룹장은 쇼케이스에서 “그동안 리니지 시리즈에서 라이트 유저들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혜택들을 누리지 못하는 역차별이 발생했던 게 사실”이라며 “단언컨대 서비스 종료 시점까지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유사한 시스템 또는 어떠한 콘텐츠도 내놓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날 엔씨가 내놓은 이용료 부담 완화책에 대한 반은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아인하사드 등 월정액 시스템을 리니지W에 넣지 않겠다는 이 그룹장의 발언이 나온 뒤 1분여 만에 엔씨소프트 주가는 57만7400원에서 59만2000원까지 2.5% 급등했다.

엔씨소프트가 이용료 체계를 전향적으로 바꾸기로 한 데에는 최근 유저들의 이탈, 주가 급락 등에 대한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27일 신작 ‘블러드앤소울2’를 출시했지만 ‘리니지 시리즈의 모든 과금 유도 시스템을 모아 놓았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다. 블소2는 출시 첫날 구글·애플 애플리케이션 마켓에서 게임부문 일 매출 순위 3위권 진입에 실패했고 지난달 27일에는 두 마켓에서 각각 6위, 35위까지 밀렸다. 블소2 출시 직전인 지난달 25일 83만원이었던 엔씨소프트 주가도 최근 6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과금 유도에 대한 논란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넥슨 등 다른 대형 게임사들도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정 의원이 게임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넥슨은 게임 내 아이템 획득 확률을 유저들에게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넥슨 나우’ 시스템을 올해 4분기 대표작인 ‘메이플 스토리’에 적용하기로 했다. 게임사가 획득 확률을 고의로 낮춰 현금 결제를 부추긴다는 유저들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넷마블 또한 확률 공개 시스템을 연내 개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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