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등 10개 품목 두자릿 수 증가
지난달 수출이 555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초로 무역액 1조 달러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 달 한국의 무역규모가 이탈리아와 영국을 제치고 전 세계 8위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액은 555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4.0% 증가했다. 이는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2번째로 큰 규모이며 10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전의 월간 최대 수출액은 지난 9월 기록한 558억3000만달러다.
지난달 한국은 무역 역사상 최단 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무역 규모 세계 8위로 올라섰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무역 1조 달러 이상을 기록한 국가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홍콩,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이다.
지난달까지 수출은 12개월 연속 증가했으며 지난 3월부터는 8개월 연속으로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수입은 538억6000만달러로 37.8% 증가했으며 무역수지는 16억9000만달러로 18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0월까지 누계 수출액은 5232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총 수출액 5125억달러을 상회하며 최단기 수출 5000억달러를 달성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6억4500만달러으로 집계됐으며 3분기 월평균 수출액은 55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무역 규모도 1조 달러를 넘어서며 최단기 1조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국가별 무역규모 순위에서도 전년 대비 1단계 상승하며 9년 만에 8위로 도약했다. 산업부는 “최근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의 경제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품목 중 13개 품목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가한 13개 품목 중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석유제품, 철강, 섬유, 무선통신기기 등 10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는 16개월 연속 수출 증가, 6개월 연속 100억달러 등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누계 수출 규모도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산업부는 “단일 품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던 지난 2018년에 비해 메모리 고정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물량이 든든히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은 주요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급증, 국제유가 상승 등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역대 1위에 해당하는 수출액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은 지난 3월 이후 기록적인 수출 증가가 이어지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400억 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10년 만에 최초로 연간 50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출은 각각 4.7%, 1.2%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조절, 지난해 10월 대비 높은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수출을 보면 사상 처음으로 7개월 연속 9대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이 중 미국, EU, 아세안, 인도 지역의 수출은 역대 10월 중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신남방 수출은 아세안과 인도 지역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하면서 지난 9월 세운 역대 1위 기록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산업부는 "사상 최초로 연간 무역규모가 10월 중 1조 달러를 조기 달성한 것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기업, 국민, 정부가 합심하여 수출 회복에 총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며 "탄소중립,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앞으로의 무역과제들도 착실히 수행해 나가면서 현재의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