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중 CBDC 종합보고서 발표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내년 6월경에 모의실험을 마치고 대략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한국은행은 온라인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주요 이슈 및 중앙은행의 과제'를 주제로 '2021년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배준석 한은 부총재보는 "CBDC의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기능과 오프라인 결제 등 확장기능에 대한 기술적 구현을 검증하기 위한 모의실험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6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CBDC는 중앙은행(Central Bank)과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가 결합된 용어로 민간에서 운영되는 암호화폐와 달리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의미한다. 한은은 지난 3월 기술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컨설팅을 실시한데 이어 지난 8월부터는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배 부총재보는 "지난 수년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가장 전통적인 지급수단이던 현금 이용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현금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더라도 디지털화로 인해 현금의 역할이 더욱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스테이블 코인의 급속한 성장은 현재 국제 송금 시스템이 느리고 접근성이 제한된 데다 고비용이라는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를 말한다. 한은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액은 2019년 60억 달러에서 최근 1300억 달러를 넘어서며 급증하고 있다.
배 부총재보는 "CBDC의 발행이 통화정책, 금융안정, 발권 등 한국은행의 책무에 미칠 영향과 제반 고려사항에 대한 연구가 일단락됐다"며 내년 중 CBDC 종합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국제적으로 대다수 국가들이 CBDC 도입을 추진 중이거나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CBDC 연구에 있어 결코 뒤쳐져 있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은은 한국의 상황에 맞는 CBDC 모델을 설정하고 운영구조 설계, 추가 기술실험 등 후속 준비업무를 이어갈 것"이라며 "국회, 정부, 금융권 등과 대외 소통도 활발히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배 부총재보는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이제껏 선례가 없는 전인미답의 영역"이라며 "그 영향을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현재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 나라들 중에서도 한국이 참고할만한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CBDC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개인, 기업, 중개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수용할 수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설계와 도입 과정에서 민간의 참여와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BDC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CBDC가 도입될 때 차질없이 발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토대를 공고히하고 이와 관련한 제반 준비 업무를 철저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CBDC의 구체적인 도입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한은의 역할과 대응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