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버라이즌 이어 MS·아마존 경영진과 회동
삼성전자가 미국 현지에 운영될 반도체 2공장을 건립계획을 이번 주 중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장 부지 선정을 앞두고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삼성전자는 미국 출장 중인 이 부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반도체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백악관 핵심 인사들은 5G 네트워크,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이 외국 기업의 대표를 개별적으로 초청해 핵심 참모들과의 면담 일정을 마련한 것을 이례적인 일이다.
전날인 18일에는 연방의회에서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을 담당하는 핵심 의원들을 만났다. 당시 이 부회장은 반도체 2공장을 포함한 반도체 공급망 현안을 비롯해 반도체 인센티브 관련 법안 통과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백악관과 의회 관계자를 만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2공장 건설 부지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기간에 미국에 약 17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텍사스주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는 2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잠정 확정하고 반도체 인센티브 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2공장은 오스틴 공장과 동일한 파운드리 제조시설로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점유율은 14%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는 23일이나 24일 귀국하면 반도체 2공장 부지를 최종 확정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이 부회장을 만난 미 의회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공장 후보지를 압축해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고 전했다.
한편 워싱턴D.C에서의 일정을 마친 이 부회장은 미국 서부로 넘어가 MS,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 경영진과 연쇄적으로 만났다. 20일에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를 만나 반도체와 모바일은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한 협력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선밸리컨퍼런스에 나란히 참석한 이후 전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방한했던 나델라 CEO는 당시 이 부회장과 만나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4차 산업의 핵심 분야와 관련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아마존을 방문해 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차세대 유망산업 전반에 대해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차세대 화질 기술인 'HDR10+' 진영에 참가하고 있으며 삼성 스마트TV에 AI '알렉사'를 제공하는 등 기술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한동안 단절됐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미래 먹거리 사업을 구체화기 위해 해외 현장 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