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2위 SK하이닉스, 46세 노종원 사장 발탁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그룹은 임원급 인사를 단행한 날, 자신의 SNS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지켜야할 사항을 담은 메시지를 게시했다.
2일 최 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와 제 아이들에게 늘 하는 이야기로 20년 전 쓴 글"이라며 5가지의 삶의 지혜를 전했다. 이날 게시글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의 한 푸드트럭 앞에서 정장을 입은 채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하늘을 응시하는 최 회장의 사진이 함께 게시됐다.
최 회장이 이 날 내용은 ‘사람이 마음에 안 든다고 헐뜯지 마라’, ‘감정 기복 보이지 마라’, ‘일하는 분을 함부로 대하지 마라’, ‘가면 쓰지 마라’, ‘일희일비 하지 마라’의 다섯 가지 항목이다.
먼저 최 회장은 "고향, 직업, 출신을 가지고 너보다 미천한 영혼의 소유자처럼 여기는 것은 크나큰 착각"이라고 덧붙이면서 타인에 대해 비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어 “너의 감정을 신줏단지처럼 귀하게 모시지 마라”며 "조금 기다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들 때문에 타인의 기분을 망치지 말고 그 시간에 조용히 운동해라”라고 조언했다.
‘일하는 분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조언과 대해서는 “네가 해야 할 일들을 대신해 주시고 너의 시간을 아껴주시는 분들”이라며 “일이 완벽하게 돼 있지 않다고 하늘 무너지지 않는다. 소리 지르거나 인격 모독적인 말은 절대 삼가라”고 강조했다.
또 "인생은 연극무대가 아니다. 가짜로 연기하면 멀리 있는 관객들은 팬이 될지 몰라도 옆에 있는 가까운 이들은 떠나간다"며 "있는 모습 그대로 행동하되 진짜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낫다"고 충고했다. 마지막으로 "억울한 일이 있더라도 모든 것을 반박해서 이기려 하지 마라"며 "자신과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해당 게시글에 달린 댓글 중 ‘화가 날 때 정말 조용히 운동하시나요’라는 질문에 “테니스공에 화풀이”한다는 답을 달았다. ‘마라탕은 좋아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데 좋아는 한다”고 답했다. ‘재벌은 한국 치킨 안 먹나요’라는 질문에는 국내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며 “○○치킨 마니아”라며 재치있는 답을 달았다.
일각에서는 이날 최 회장의 SNS 게시글이 SK그룹의 임원 인사가 단행된 시점에 게재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총괄 인사를 단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각 계열사 차원에서 인사를 발표한 만큼, 최 회장이 SNS를 통해 그룹 차원의 조언과 당부를 포함한 경영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이날 인사에서는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에 46세 노종원 사장을 발탁했다. 이와 함께 그룹의 지주회사이자 투자전문회사인 SK㈜의 장동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도 미래 가치를 크게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현재의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큰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인사로 볼 수 있다. 최 회장이 올해를 '파이낸셜스토리 실행의 원년'으로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해 성과를 거둔 인물들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스토리’는 기존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는 경영 전략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