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8개국 승인 절차 마무리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인수, 8개국 승인 절차 마무리
  • 이준성
  • 승인 2021.12.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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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발표 14개월 만에 중국 경쟁당국도 허가
인수규모 10조, 해외 인수합병 역대 최대 규모

SK하이닉스가 중국 경쟁당국으로부터 미국 반도체 회사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승인받았다.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를 발표한지 14개월만에 각국 경쟁 당국의 심사가 마무리되면서 이제 인수를 위한 실무 절차만 남겨두게 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부과 SSD 사업부 인수에 대한 반독점 심사 승인했다. 이로써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와 관련해 8개국 경쟁 당국의 규제 심사를 마무리했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사업부 인수 계약을 발표한 이후 해당 사업장이 있는 한국 미국 등 7개 국가의 당국으로부터 차례대로 관련 허가를 받아왔다. 지난 7월 싱가포르 정부의 승인을 받은 뒤 마지막으로 중국 당국의 허가만 남겨둔 상태였다.

한때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미국와 중국 경쟁당국의 심사 승인이 불발되거나 장기간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각국 정부는 SK의 낸드 사업부 인수로 인해 자국이 얻을 실익 등을 고려해 결과적으로 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텔이 자국에 투자를 확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중국은 인텔이 보유했던 다롄 공장에 SK하이닉스가 계속 투자를 하게 되는 실리를 얻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 전향적인 선택을 했다”며 “미국과의 외교·무역 분쟁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멀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적기에 이루어진 데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역할도 매우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베이징포럼, 상하이포럼, 남경포럼 등을 매년 개최한데 이어 보아오포럼에도 오랜 기간 참여하면서 중국 정부는 물론 정·재계 네트워크를 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에는 서진우 부회장을 중국사업총괄로 임명한 뒤 중국으로 보내 우시, 다롄 정부 주요 관계자를 만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인수 승인 필요성을 설득하게 했다. 당시 서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만나 한·중 양국에 도움이 되는 인수합병임을 적극 알리도록 했다.

한편 중요한 인수 절차는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 법인에 8조원 가량의 유상증자와 금전대여를 실시했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법인을 통해 인수대금 일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규모는 약 10조원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당시 80억달러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어선다. SK하이닉스가 1위 삼성전자를 본격적으로 추격하는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일본 기옥시아에 지분 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 사모투자펀드인 베인캐피털 등과 함께 4조원을 기옥시아에 투자했다. 현재 기옥시아의 기업 가치는 34조원 정도로, 투자 당시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5일 단일 반도체칩으로는 최대 용량인 24Gb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하는 등 D램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해당 제품에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10나노 4세대 기술이 적용됐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의도 순조롭게 되고 있다”며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D램 시장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갖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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