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구글 결제정책에 대해 유권해석
구글이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면서 국내 OTT 업체들이 인앱결제시 이용권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국회와 정부가 구글, 애플 등의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부과를 막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지만 최근 구글이 아웃링크 방식을 불허한 새로운 앱마켓 결제정책을 발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국내 OTT 업체 ‘티빙’은 자사 홈페이지에 '구글 인앱결제 적용 및 이용권 판매가격 안내' 공지를 게시했다. 티빙은 공지문에서 “사전에 안내한 대로 오는 31일 AOS 티빙 7.4.5버전 업데이트로 구글 인앱결제가 적용될 예정”이라며 “구글플레이의 정책에 따라 AOS 티빙 앱 7.4.5 이상 버전에서 티빙 이용권을 신규 결제할 경우, 구글 인앱결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고 밝혔다.
최근 구글은 새로운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앱 개발사들에게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만 허용한다”고 공지했다. 앱 개발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활용했던 '아웃링크' 방식의 외부 결제를 전면 금지한 것이다.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인앱결제 방식은 최대 30%, 제3자결제 방식은 최대 26%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티빙은 구글의 새로운 결제 정책에 따라 수수료가 올라감에 따라 티빙은 이용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티빙의 이용권은 베이직은 월 7900원, 스탠다드는 월 1만900원, 연 9만8000원, 프리미엄은 월 1만3900원, 연 12만5000원이다. 오는 31일부터는 구글 인앱결제를 이용할 경우 월간 이용권 가격이 베이직은 9000원, 스탠다드는 1만2500원, 프리미엄은 1만6000원으로 약 15%가량 인상된다.
구글 인앱이 아닌 PC, 모바일 웹, 스마트 TV 등의 이용권 페이지를 통한 구매의 경우, 이용권 가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미 애플이 받는 수수료가 반영된 애플 iOS용 인앱결제 요금은 낮추기로 했다.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이 기존 1만2000원, 1만6000원, 2만원에서 각각 9000원, 1만2500원, 1만6000원으로 인하된다. 티빙은 “애플에 내야 하는 수수료는 변동이 없지만 플랫폼별 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자사가 그 부담을 감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빙에 앞서 지난 24일 ‘웨이브’는 “구글 인앱결제 시 이용권 가격이 약 18% 인상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은 기존 7900원, 1만900원, 1만3900원에서 각각 9300원, 1만2900원, 1만6500원으로 오른다. 웨이브는 “가격 인상 폭은 1400~2600원으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율과 비슷한 1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웨이브의 가격 인상도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결제할 경우에만 적용된다. PC 또는 모바일 웹에서 결제하거나 애플 iOS용 앱으로 인앱결제를 하는 경우에는 요금이 그대로 유지된다.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도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며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왓챠는 “구글의 인앱결제 의무화에 따른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이 새로운 결제 정책이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유권해석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이미 구글과 애플에 대해 아웃링크 제한 행위는 위법 소지가 있음을 전했고 앱 마켓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유권해석 등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