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외신들 ‘죽음의 소용돌이’
‘한국산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외신들 ‘죽음의 소용돌이’
  • 김세화
  • 승인 2022.05.13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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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도 1달러대로 폭락, 테라의 가치도 반토막
미 재무장관 “스테이블코인 하락, 규제 필요해”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자매 코인 테라가 폭락하면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는 1달러대, 테라는 60센트 수준으로 급락했다. 이에 대해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을 피하지 못하면서 테라와 루나가 폭학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CNBC는 “이미 한 차례 흔들린 가상화폐 시장이 테라의 폭락에 금리인상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무너지고 있다”며 “연이은 악재 속에 비트코인 2만9000달러 선이 붕괴됐다”고 보도했다.

루나와 테라는 애플의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대표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폼랩스는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이 대표로 있는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국산 가상화폐,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된다.

테라는 가격이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는 발행 담보를 설정하는 대신 차익거래 시스템을 통해 자매 코인 루나를 발행하거나 소각하는 방식으로 ‘1테라=1달러’ 가격을 유지해왔다. 테라폼랩스는 테라 가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로부터 테라 코인을 예치 받아 연 최대 20% 이자를 지급했다.

테라는 한때 시가총액 180억 달러로 스테이블 코인 가운데 3위 규모였지만 현재 테라의 가치는 반 토막이 났다. 루나도 지난달 119달러까지 폭등하며 가상화폐 시가총액 순위 10위권 내에 들었지만, 최근 일주일 새 97% 폭락해 32위로 하락했다.

테라는 테더, USDC 등 다른 스테이블 코인이 현금이나 국채 등 안전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아니라 루나로 그 가치를 지지하도록 하는 구조다. 그런데 금리 인상과 미국 증시 추락으로 가상화폐 시장의 분위기가 안 좋아지면서 루나와 테라의 특이한 거래 알고리즘이 두 코인에 대한 '패닉 셀'(투매)을 촉발했다. 최근 테라의 시세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매 코인인 루나가 급락하고 다시 두 코인의 가격 하락을 촉발되는 '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에 빠져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테라와 루나는 이 가상화폐를 지원하는 집단의 의지에만 의존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며 "루나와 테라의 폭락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증발해버릴 수 있는 죽음의 소용돌이"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태를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 사태와 비교하면서 "테라는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지만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 연준도 이른바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어제 미 상원 은행위원회 연설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가 하락했다"며 "빠르게 성장한 만큼 위험도 증가해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3만 달러선이 무너졌다. 디파이 프로젝트와 연관된 가상화폐 아발란체, 솔라나, 에이브도 20% 넘게 폭락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권 대표가 이번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테라를 담보로 15억 달러 구제금융 조달에 나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가상화폐 업계는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권 대표가 테라의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 처분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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