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형 대표, 새 코인 발행 위한 '테라 재건' 투표 강행
권도형 대표, 새 코인 발행 위한 '테라 재건' 투표 강행
  • 김세화
  • 승인 2022.05.2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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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 78%, 소수 투자자들만 투표 참여하는 방식
개인 투자자 “손실 줄이려면 기존 루나 소각해야“
지난해 세무조사, 국세청 추징금 1000억 넘을 듯

최근 폭락 사태가 발생한 한국산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의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기 위한 투표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기존 루나를 소각하라’는 투자자들의 반발에도 테라폼랩스가 ‘테라 재건계획’을 내세워 새로운 투자자금을 끌어 모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루나와 테라의 발행·배분과 관련한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 붙인 방안은 테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검증인에게 25%, 필수 개발자 5%, 가격 폭락 전 루나의 모든 보유자 35%, 현재 루나 보유자 10%, UST 보유자에게 25%의 새로운 루나를 배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새로 발행하는 루나의 물량을 10억개로 제한하고 연 7%의 예치 이익을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루나를 맡기면 테라로 연 7% 수익을 제공하면서 루나의 수요를 유발해 가격을 떠받치는 방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연 19.5% 수익률을 보장하면서 루나의 폭락 사태를 촉발한 ‘앵커 프로토콜’의 사례를 답습한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캐피털 CEO는 “테라 재건계획2는 피라미드 체계의 암호화 버전처럼 들린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투표가 시작된 지 20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투표율은 39.4%, 찬성률은 78%로 집계됐다. 루나 전체 보유량 기준 3억7670만표 가운데 40%인 1억5000만표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률이 50%를 넘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이번 투표는 테라폼랩스의 초기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소수 투자자인 검증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루나의 보유량이 많으면 투표권이 많아지는 방식으로 사전 투표에서 압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개인 투자자들의 의견은 사실상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투표 시작과 동시에 1135만 표가 이미 찬성으로 반영돼 있었는데 이는 전체 표의 3%, 안건 가결을 위해 필요한 최소 찬성표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권 대표는 “테라 재건계획이 블록체인에 관여하는 ‘빌더’ 15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테라 리서치 포럼의 개발자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는 참여자의 92%가 해당 제안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지코인을 만든 빌리 마커스도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지 말고 영원히 업계를 떠나라”고 비난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권 대표와 주변의 ‘사기꾼’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테라와 루나의 부활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기존 루나를 소각해 공급량을 줄이면 조금이라도 투자자들의 손실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소각으로 인한 손실을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부담하기 때문에 사실상 실현되지 어렵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테라가 보유한 비트코인으로는 루나를 소각하는 것이 불가능한데다 신뢰를 잃은 권 대표가 기존 루나를 살리기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부담할 국세청 추징금이 1000억원에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특별 세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법인세와 소득세 450억여원을 추징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세무조사 결과에 불복했다. 이후에도 루나·테라의 싱가포르 법인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가 1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한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테라폼랩스가 LFG에 1200만 루나를 기부하는 등 세금 탈루 행위를 이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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