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연일 최고가 경신에 ‘횡재세’ 도입 논의
기름값, 연일 최고가 경신에 ‘횡재세’ 도입 논의
  • 김세화
  • 승인 2022.06.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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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1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고 흑자
정치권 “정유사 최대 호황, 고통분담 해야”

유류세 인하에도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유가로 취한 국내 정유사들의 이익을 환수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고유가 상황에 역설적으로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며 “정유업계에 고통 분담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서민들은 리터당 2000원의 기름값을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고 있는데 대기업 정유사들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정유사의 초과 이익을 최소화하거나 기금 출연 등을 통해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정유사의 고통 분담을 강조했다. 지난 23일 권 원내대표는 “정부는 세수 부족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류세를 최대 폭으로 인하했다”며 “정유사들도 고유가 상황에서 혼자만 배 불리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국제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초강세로 인해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을 회사별로 보면 SK이노베이션이 1조649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에쓰오일 1조3320억원, GS칼텍스 1조812억원, 현대오일뱅크 7045억원의 순으로 집계됐다.

4사의 총 영업이익은 4조76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조579억원이나 증가했고 4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정유사들은 2분기에도 지난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호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사들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미리 구입해 둔 원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재고분에 대한 이익이 늘어난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석유제품 수요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정제마진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이익 환수의 방법은 일명 ‘횡재세(Windfall Profit Tax)’로 글로벌 에너지 대란으로 얻은 정유사의 초과 이윤을 세금으로 환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요국에서도 횡제세를 도입했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에너지 요금 급등에 대응해 석유와 가스업체에 25%의 초과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초과이윤세를 통해 확보한 재원 150억 파운드는 국민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초과이윤세는 일시적으로 적용되며 영국 석유·가스요금이 정상화되면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스페인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전소에 초과이윤세를 부과했고 이탈리아와 헝가리도 초과이윤세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도 횡재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은 “석유회사 엑손모빌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고 비판했다. 상원의원인 론 와이든 금융위원장도 “이윤율이 10%를 넘어서는 석유기업에 추가로 연방세 21%를 부과하는 법안을 다음 달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유사들은 정치권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면서도 향후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 가능성, 조세 형평성 등을 이유로 횡재세 도입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 규모가 다소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분기 영업이익 4조8000억원 중 40%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분에 대한 이익”이라며 “앞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재고 손실로 다시 반납해야 하는 '회계상의 이익'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세 형평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유사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 2020년 세계적인 석유 수요 급감으로 연간 5조원에 달하는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유사들은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정유사에 대한 손실 보전 등 정부의 지원이 없었는데 최근 발생한 일시적 고수익에 과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데다 시장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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