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미국 내에 일자리 4000개에서 2만 개까지 늘어날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하고 220억 달러의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밝혔다. SK그룹은 앞서 발표한 7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포함해 총 29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화상 면담에 앞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초 두 사람의 면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대면 대신 화상 면담 방식으로 결정됐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해 미국 출장 중 오는 2030년까지 총 520억 달러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신규 투자 220억 달러에 기존에 발표한 투자 계획 70억 달러를 합친 총 290억 달러는 SK그룹이 바이든 행정부 임기 내에 미국에 투자하는 금액만을 추산한 금액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최 회장이 화상 면담을 예고하면서 두 사람이 SK그룹의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면담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성장,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후 위기 대응 기술 개발, 인기 투자처로서 미국의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날 “한미 양국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주도할 기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협력은 핵심기술과 관련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는 투자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혁신,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더불어 미 행정부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토대로 함께 번영할 수 있다는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최 회장을 직접 대면하지 못한 점을 아쉬워하면서 “SK그룹이 22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가로 단행하게 되면 미국 내 일자리는 2025년까지 4000개에서 2만 개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SK그룹의 투자는 양국이 21세기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투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화상 면담에 앞서 최 회장을 그의 영어이름인 ‘토니(Tony)’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면담 도중 SK의 투자에 관해 “땡큐”를 9번이나 말하며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SK의 220억 달러의 신규 투자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그린, 바이오 등 4대 핵심 성장동력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발표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 70억 달러 대미 투자까지 감안하면 향후 대미 투자 규모는 모두 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50억 달러는 반도체 R&D 협력과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세포·유전자 치료제에 20억 달러, 첨단 소형 원자로 등 그린 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의 신규 투자가 진행된다.
SK그룹은 “이번 반도체 R&D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와 그린 에너지 분야의 대규모 투자는 SK와 협력 관계에 있는 한국의 소부장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미국 시장 진출과 국내 기업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계획한 총 투자 247조 원 중 179조 원에 달하는 국내 투자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면서 “대미 투자보다 훨씬 규모가 큰 국내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해외 투자도 함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면담에서 최 회장의 220억달러 '투자 보따리' 안에 배터리뿐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수소 산업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 혹은 반도체나 바이오 분야도 포함돼 있을지 주목된다.
SK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인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이 가운데 179조원이 국내 투자액이며, 나머지 68조원가량이 외국에 투자할 금액이다.
SK 관계자는 "투자 등을 통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면담이 성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