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허위 공매도로 과태료 10억원 부과
한투증권, 허위 공매도로 과태료 10억원 부과
  • 김세화
  • 승인 2022.07.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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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 2500만주 등 공매도 표기 누락
금융당국, 공매도 제도 관련해 긴급회의 소집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 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이 3년 3개월간 공매도 표기를 누락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월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로부터 차입 공매도 주문 시 공매도 호가 표시를 위반해 과태료 10억원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다. 한투증권은 이 중 20%를 경감받아 실제 8억원을 과태료로 납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투증권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년 3개월간 삼성전자 등 938개사 1억4089만주를 공매도하면서 이를 일반 매도 물량으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공매도 주식이 일반 매도로 둔갑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진다.

이번에 한투증권이 허위 공매도한 주식은 삼성전자가 2500만주로 가장 많았다. 2위는 SK하이닉스로 385만주가 실매도인 것처럼 공매도됐다. 이외에 기아차 179만주, 셀트리온 109만주, 신한지주 279만주, 미래에셋대우 298만주, 삼성중공업 285만주가 실매도 주식인 것처럼 시장에 나왔다. 이 중 공매도 제한위반 수량이 1000만주를 넘긴 종목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금감원은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는 아니고 단순 실수”라며 “3년여에 걸친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10억원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한투증권은 "이번 조치는 불법이 아니라 차입을 통한 공매도로 공매도 표시를 누락하면서 발생한 단순 과실"이라며 "위반 규모도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준이 아니어서 실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투증권이 공매도 제한을 위반한 기간동안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2017년 11월 286만1000원을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3월 4만2500원까지 급락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의 주가 하락세에 비정상적인 공매도까지 더해져 손해가 확대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시장에서 사서 다시 갚는 ‘매매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공매도 금지 등도 가능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당장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 후보로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즉각 시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정부가 아직도 검토만 하고 있어 아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실제로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지에 대해 실증적으로 입증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도 금융위에 “공매도와 주가 하락에 뚜렷한 연관 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실제 올해 들어 지난 11일까지 공매도가 가능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지수가 21.8% 하락할 때, 코스피 200 지수 종목을 제외한 지수는 24.9% 하락했다.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의 주가가 더 하락한 것이다.

지난 2020년 3월 금융 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해 증시가 급락하면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고 이를 지난해 4월까지 유지했다. 당시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벨기에·오스트리아·대만·말레이시아 등이 한국와 마찬가지로 공매도를 일시 금지했지만 현재는 모두 해제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긴급회의를 소집해 공매도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지적을 고려해 공매도 과정에서 규정 위반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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