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 올라 하반기 물가상승률 4.8~5.0%
올해 평년보다 길어진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최대 5.0%까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추가적 인플레 압력, 폭염’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제시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6.5일로 같은 기간 평년값 4.9일을 넘어섰다.
현경연은 지난 1991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31년간 폭염 일수를 분석해 ‘폭염 강세 연도’와 ‘폭염 약세 연도’를 분류한 결과, ‘폭염 강세 연도’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는 15.9일, ‘폭염 약세 연도’는 5.8일로 각각 나타났다. ‘폭염’은 ‘일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기준으로 하며 =이같은 추세라면 연간 폭염 일수 평년값인 11.0일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현경연에 따르면 폭염이 강세를 보였던 해의 하반기 평균 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대비 약 0.2%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농축산물, 가공식품, 외식 등 품목이 폭염으로 인한 상승 압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이 강세를 보였던 해의 농산물과 축산물의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상반기 대비 각각 0.1%포인트, 2.0%포인트 커졌다. 가공식품과 외식 품목의 평균 물가상승률도 각각 0.6%포인트, 0.2%포인트 확대됐다.
현경연은 “올해 상반기 누적 물가상승률은 4.6%이지만 예년의 추세를 감안할 때, 폭염이 강세 연도의 평균 수준에 이르면 올해 하반기 평균 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높아진 4.8%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폭염 일수가 최상위 수준이던 2018년에는 평균 폭염 일수 31일이었다”며 “2018년 수준까지 폭염이 심화되면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상반기보다 0.4%포인트 높은 5.0%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폭염이 약세를 보인 해에는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이 상반기 대비 0.3%포인트 낮아졌지만 올해는 폭염이 최상위 수준까지 근접하면서 하반기 평균 물가상승률은 약 4.8∼5.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4차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7월 소비자물가가 6월에 이어 6%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시 방 차관은 높은 물가가 지속되는 요인으로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상승"이라며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 차관은 “다만, 유류세 인하 등으로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900원대로 떨어지는 등 물가 안정의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난다”며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800원대로 내려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2022년 현재,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높은 물가상승률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염으로 인해 서민 경제와 관련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하반기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농·축·수산물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계 소비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어 관련 품목의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폭염으로 인한 일부 품목의 가격 상승이 물가에 대한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소비 지원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