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내년 1분기 미국에서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에 착수한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패키징 공장을 위한 부지를 선정했다”며 “이 공장은 2025∼2026년 양산에 들어가 1000명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연구개발(S&D) 투자에는 전국적 파트너십 네트워크와 시설의 건설이 포함된다”며 “최첨단 반도체의 패키징 시설에서 SK하이닉스의 메모리칩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이 있는 미국 기업들이 설계한 시스템 반도체으로 패키징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 부지에 대해서는 “엔지니어링에 재능이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 근처일 가능성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미국에 22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건립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시 발표한 총 투자금액 220억 달러 가운데 150억 달러를 후공정인 어드밴스트 패키징 제조와 반도체 관련 연구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 패키징’이란 반도체 칩을 탑재할 기기에 맞는 형태로 포장하는 후공정으로 최근 칩 제조 공정이 초정밀화해지면서 반도체 성능 향상을 위해 패키징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경우, 미국 '반도체산업육성법'에 따른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 후, 미국 산호세에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설립했고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R&D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공장을 증설하기로 한 삼성전자도 미국 '반도체산업육성법'의 수혜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산업육성법'에 서명하고 이를 공포했다. 이 법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모두 2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에 따르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한다. 또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에 390억 달러, 연구와 노동력 개발 110억 달러,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 20억 달러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가 지원된다.

법안이 정식 발효되면서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받는 수혜 규모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삼성전자는 향후 20년에 걸쳐 총 1921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 11곳을 신·증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혜택의 상당 부분이 현재 미국에서 수백억달러 규모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한국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에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반도체산업육성법에는 세액 공제 등의 혜택뿐만 아니라 중국 투자 금지 조항도 포함돼 있다. 해당 법안에서는 세제 혜택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에 반도체 생산 능력을 늘리는 새로운 투자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어 혜택과 동시에 숙제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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