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ARM 인수 논의, 내달 손정의 만날 것”
이재용 부회장, “ARM 인수 논의, 내달 손정의 만날 것”
  • 정소연
  • 승인 2022.09.2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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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인수로 ‘2030 시스템 반도체 1위’ 한발 다가서
독과점 가능성 낮추기 위해 컨소시엄 구성 등 고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나 반도체 설계회사 ARM에 대한 인수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ARM의 대주주인 손 회장은 엔비디아 매각 무산 후 한때 나스닥 기업 공개(IPO)를 시도했지만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퀄컴 등이 인수 의향을 보이면서 다시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1일 중남미, 영국 등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영국 출장에서 ARM 경영진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내달 ARM의 대주주인 손 회장이 서울을 방문해 만나기로 했다”며 “손 회장측이 ARM 인수 관련해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ARM 인수·합병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성공하면 전장·오디오 전문기업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지 6년 만에 대형 M&A가 이뤄진다.

‘팹리스계의 팹리스’로 불리는 ARM은 지난 1990년 영국에서 설립됐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애플, 화웨이, 미디어텍 등 세계 1000여 기업에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ARM은 무겁고 전력 사용이 많은 인텔의 아키텍처에 비해 작고 효율적인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어 저전력이 필요한 스마트폰의 90% 이상, 태블릿PC의 85%가 ARM이 기본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는 ARM을 320억달러에 매입했다. 4년 후 ARM을 그래픽 반도체 팹리스인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에 매각하려 했지만 반독점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됐다. 당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할 경우, 다른 팹리스 업체에 대한 라이언스 제공이 불리해지거나 거래가 아예 차단되는 ‘봉쇄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며 M&A를 불허했다.

엔비디아는 ARM을 인수해 반도체 설계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반독점 문제에 막혀 인수를 포기해야만 했다. 매각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ARM의 대주주인 손 회장은 나스닥 IPO를 고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분야와 달리 중앙처리장치(CPU) 등 프로세서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5G, AI 등 빅데이터를 처리하면서도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저전력 프로세서에 대한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M&A를 통해 ARM이 보유한 반도체 설계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2030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방식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독과점 우려가 큰 상황에서 주요국의 경쟁 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한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이 부회장과 만나면서 ARM 공동인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ARM과 인텔의 아키텍처가 합쳐지면 수직결합의 봉쇄효과를 넘어 아키텍처 수평결합에 따른 독과점 문제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독과점 남용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다른 전략적 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단독 인수의 경우, 시스템반도체 사업부문과 시너지 측면에서 효율적이지만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ARM 아키텍처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 차량용 반도체 팹리스 등과의 컨소시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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