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화칼륨(GaN) 전력 소자 개발 성공
질화칼륨(GaN) 전력 소자 개발 성공
  • 유미자 기자
  • 승인 2022.10.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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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대역 300W 질화갈륨(GaN) 전력소자 성능검증 모듈/사진출처: ETRI 제공

반도체의 역사는 1950년경 접촉 트랜지스터의 도입과 함께 시작됐다. 실리콘은 우수한 특성으로 반도체의 주요 소재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 제품은 고정밀 반도체 제조 장비의 탄생과 소자 구성 및 웨이퍼 공정의 최적화로 진화해 왔다. 이는 우리 생활의 주요 부분이 된 소형, 고성능 전자 제품의 개발에 기여했지만 실리콘 기반 반도체의 성능 향상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

ETRI가 세계적인 수준의 ‘S-대역 300와트(W)급 질화갈륨 전력 소자 기술’을 개발했다. 2-4GHz 주파수 대역을 의미하는 S-대역은 주로 레이더 장비와 같은 곳에서 흔히 쓰이며, 민간에서는 5G 이동통신, 와이파이, 블루투스 통신 등에 활용된다.

질화갈륨은 통상적으로 반도체 소자로 쓰이는 실리콘(Si)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항복전압으로 고전압 동작에 유리하다. 또한 스위칭 속도도 매우 빨라 별도의 에너지 저장 공간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고전압 전력 반도체에 적합하며 갈륨비소(GaAs) 대비 7배 이상의 높은 전력밀도 및 전력효율을 얻을 수 있어 통신시스템 효율 개선과 소형화에도 부합하다.

전력반도체는 자동차, 스마트폰, 냉장고 등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이 효율적인 전력을 운용하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 기반으로 제조되는데, 실리콘은 고전압 환경에서 전력 전달 효율이 낮아 에너지 손실률이 크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실리콘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소자인 질화갈륨(GaN)이 각광받고 있다.

질화갈륨은 갈륨과 질소를 합친 화합물이다. 질화갈륨은 소재 특성상 열에 강하고 실리콘 대비 신호 변환 속도가 수십 메가헤르츠(MHz)에 이를 정도로 빨라서 별도의 에너지 저장 공간이 요구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실리콘 대비 1/3 수준의 소형화가 가능해 응용처 다변화에 유리하다.

또한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군사용 레이더나 고주파용 통신시스템, 전기자동차용 전력 시스템 등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질화갈륨은 향후 산업적, 군사적 활용도가 높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질화갈륨으로 전력 효율을 높이다
모바일 사용자가 많아지고 세계적으로 서버·데이터센터 시장이 커지면서 전력 효율성이 좋은 반도체 칩의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반도체 제공업체는 실리콘 기반 웨이퍼가 아닌 탄화규소(SIC, Sillicon Carbide)나 질화갈륨(GaN, Gallium Nitride)과 같은 화합물 기반의 웨이퍼를 찾기 시작했다. 두 화합물은 실리콘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기 때문에 실리콘 반도체 칩에 비해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탄화규소나 질화갈륨이 실리콘에 비해 전력 손실이 적을 수 있는 비결은 ‘밴드갭(Band Gap)’이다. 밴드갭은 전자가 전류로 흘러갈 수 있는 대역인 ‘전도대(conduction band)’와 평소 전자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기저에 깔려 있는 대역인 ‘가전자대(valence band)’ 간 차이를 말한다. 모든 물질은 전자와 밴드갭을 가지고 있는데, 각 물질의 특성에 따라 전류가 흐르는 조건과 정도 등에 차이가 있다.

차세대 전력 반도체의 소자로 각광받는 질화갈륨은 반도체이지만 밴드갭이 넓어 다른 물질에 비해 전자 손실이 쉽게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주파수와 전압, 온도에서 더 낮은 전력 손실로 작동할 수 있다. 우수한 고온 안전성과 온저항(impedence)도 가지고 있다. 온저항이란 회로에 전압이 가해졌을 때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값을 말한다. 이 수치가 낮으면 전도된 이후에 전류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업계는 질화갈륨을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질화갈륨 반도체 전망
질화갈륨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부품인 라이다(LiDAR·레이저 영상 센서)와,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5G 통신 등의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통신 시장에서 널리 사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기지국 전력 증폭기의 주된 RF 공정 기술이 실리콘 기반의 LDMOS 소재인데, 질화갈륨은 이보다 효율은 10% 높되, 크기는 절반에 전력용량이 20% 낮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칩 개발에 뛰어든 DB하이텍은 최근 질화갈륨을 비롯한 탄화규소 반도체 공정 기술 개발에 나섰다. 급속 충전기에 대한 수요가 노트북에서도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LG전자도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칩 최대 공급사인 내비타스(Navitas)와 협업을 이루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소자 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5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기술은 미국과 일본에서 보유하고 있는 군용 전투기 핵심 기술인 에이사(AESA) 레이더용 질화갈륨 집적회로(MMIC)에도 적용할 수 있어 국방 분야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의 국가에서 질화갈륨 전력 소자 부문 기술 개발을 선도해 왔다. 군사적 활용이 높은 기술의 특성상 소자의 구매와 활용, 처리 등에 제한이 많았기 때문이다. ETRI는 고출력과 고효율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질화갈륨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HEMT) 구조를 설계해 세계적인 수준의 질화갈륨 전력 소자 기술을 개발해냈다.

연구진은 개발된 전력 소자 칩을 패키징하여 출력전력 300W, 전력밀도 10W/mm 이상의 질화갈륨 반도체 소자 성능을 검증했다. 이는 기존 약 8.4W/mm 수준의 상용 질화갈륨 반도체 소자 성능을 뛰어넘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번 기술개발은 설계부터 공정과 측정, 패키징까지 모두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진이 국내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질화갈륨 전력 소자 기술 개발을 이루어냄으로써 반도체 소제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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