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선물서 7조원대 이상 외화송금 포착... 금감원, 선물·증권사로 검사 확대
NH선물서 7조원대 이상 외화송금 포착... 금감원, 선물·증권사로 검사 확대
  • 김세화
  • 승인 2022.10.11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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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빙 필요없는 투자금 회수 형태로 외화송금
금감원 “김치프리미엄 노린 차익 거래 추정”

 

8일 금감원은 최근 NH선물에서 7조원대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달 19일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이와 함께 검사의 범위를 비은행권으로 넓혀 다른 선물사와 증권사에 유사한 거래가 있었는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까지 금감원이 파악한 이상 외화송금액 규모는 50억4000만달러로 지난 2019년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한 자금을 위탁 계좌를 통해 외국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한 액수다.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 추적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 법인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 혐의를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관련 사항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는 원‧달러 선물거래 명목으로 NH선물에 법인 명의의 위탁 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인출한 자금을 외국인 투자법인 대표와 다수의 개인을 통해 외국인 투자법인 계좌로 모은 후 NH선물에 개설된 법인 위탁 계좌로 이체해 NH선물이 은행에 개설한 투자 전용 대외 계정을 통해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해당 해외 계좌의 99%가 미국에 개설됐다.

또 외국인 투자법인의 해외 계좌에서 NH선물의 법인 위탁 계좌로 송금해 환전한 후 외국 투자법인의 국내 계좌로 자금을 이체해 다수의 개인을 거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 송금하는 방식도 사용했다.

금감원은 NH선물을 이용한 외화송금의 경우,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투자금 회수’ 형태이기 때문에 돈이 오고 가는 목적을 따로 증빙할 필요가 없어 비교적 수월하게 돈을 빼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러한 수법은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중개업자를 통해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가상자산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자본거래 관련 규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 프리미엄’이란 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점을 노린 차익거래를 말한다.

앞서 지난달 22일 금감원은 “은행권 자체 조사에서 이상 외화송금 의심 사례가 포착된 12개 은행을 검사한 결과, 82개 업체가 관련된 72억2000만달러의 이상 외화송금 거래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송금된 외화가 가장 많이 흘러 들어간 나라는 홍콩 51억8000만달러, 일본 11억달러, 중국 3억6000만달러 순이었다.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 16억2000만달러, 하나은행 10억8000만달러, 국민은행 7억5000만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비은행권인 NH선물의 이상 거래는 기존 은행권의 이상 외화송금과는 차이가 크다. 가상자산의 매각 대금을 국내로 모은 뒤 해외로 송금하는 구조는 은행권의 이상 거래와 유사하지만, 송금의 주체가 무역법인이 아닌 외국인 투자법인인 점, 해외 수취인이 다른 법인이 아닌 본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증빙이 필요한 사전 송금 방식 대신 증빙이 필요 없는 투자금 회수 형태로 외화를 송금한 점도 다르다.

금감원은 NH선물에 대한 검사를 통해 외환 업무와 자금세탁 방지업무 취급에 있어 위법한 부분이 발견되면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다른 선물사와 증권사에서도 이와 유사한 거래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현장 검사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계획이다.

이어 "NH선물과 은행권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상자산 매매 등을 통한 이상 입출금과 외화송금 거래를 실효성 있게 모니터링해 사전에 조치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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